[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막걸리가 잔을 넘어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포천의 물과 사람, 장터와 밥상에 스며 있던 막걸리 문화가 하나의 전시가 된다. 포천역사문화관이 ‘2026년 K-뮤지엄 지역 순회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 참여관으로 선정되면서, 포천 막걸리의 시간이 다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전주전통술박물관과 함께하는 연합 순회전시로 추진된다. 주제는 ‘막걸리 전성시대’다. 포천역사문화관은 그 안에서 ‘막걸리 전성시대-포천 막걸리, 사람을 잇다’를 전시명으로 내걸고, 포천의 지역성과 생활문화 속에 자리 잡은 막걸리의 의미를 풀어낼 계획이다.
포천 막걸리는 단순한 지역 특산품이 아니다. 백운산 자락의 물, 이동면의 양조장, 이동갈비와 함께 기억되는 식탁의 풍경까지 품고 있다. 1957년부터 이어진 이동막걸리의 역사는 포천을 대표하는 술 문화의 한 축으로 남아 있다. 술 한 병에는 지역의 물맛과 손맛, 군부대와 산골마을을 오간 사람들의 시간이 함께 담겼다.
전시는 막걸리를 ‘마시는 술’에만 가두지 않는다. 막걸리가 어떻게 사람을 모으고, 마을의 안부를 잇고, 지역의 기억을 보존해왔는지를 이야기형 콘텐츠로 구성한다. 포천의 막걸리 문화와 전주의 전통술 문화가 나란히 놓이면, 같은 술이면서도 다른 땅의 표정이 드러난다. 관람객은 전통술을 통해 지역의 기후와 물, 음식, 생활사를 함께 읽게 된다.
전시와 연계한 투어와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포천과 전주의 막걸리 문화를 비교 체험하는 방식이다. 양조의 과정, 지역별 맛의 차이, 술을 둘러싼 생활문화가 프로그램 안에 담긴다. 박물관 전시가 실내 관람에 그치지 않고 지역 여행과 체험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포천시는 이번 사업을 향후 포천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문화 콘텐츠 축적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포천시 관계자는 “포천 고유의 막걸리 문화와 생활사를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뜻깊은 계기”라며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막걸리는 오래된 술이지만 낡은 이야기는 아니다. 포천의 막걸리는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생활의 기록이다. 이번 전시는 그 기록을 다시 꺼내 포천이라는 도시의 맛과 기억을 새롭게 보여주는 자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