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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안 하면 못 내려?” 외국인 울리던 ‘덤핑 관광’ 이젠 법으로 퇴출

국회 본회의 ‘관광진흥법 개정안’ 통과

쇼핑 강요·모욕 주면 여행사 지정 취소 ‘철퇴’

김보라 기자
“쇼핑 안 하면 못 내려?” 외국인 울리던 ‘덤핑 관광’ 이젠 법으로 퇴출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전용 버스에 실려 이름 모를 쇼핑센터만 전전하고, 물건을 사지 않으면 가이드의 눈총과 모욕적인 언사를 견뎌야 했던 외국인 단체관광의 고질적인 악습이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깎아먹던 ‘싼 게 비지떡’ 식의 저가 덤핑 관광에 정부가 강력한 법적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단순히 계도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부당한 쇼핑 강요나 관광객 관리 부실이 적발되면 시장에서 영구히 퇴출당할 수도 있는 엄격한 잣대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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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여행사의 오국인 쇼핑강요, 모욕언사, 저가관광 등에 대한 철되가 내려진다(이미지는 챗GPT활용)

방한 외국인 단체관광 시장의 낡고 병든 장면들이 법의 심판대에 오른다. 헐값에 관광객을 모집한 뒤 쇼핑 수수료로 손실을 메우며 관광객의 선택권을 침해해온 저질 단체관광 관행이 더는 발붙이기 어렵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방한 단체관광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외국인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의 저가 관광 유도, 쇼핑 강요, 모욕적 언행, 그리고 무단이탈 관리 부실에 대해 명확한 제재 근거를 법전에 새겨넣은 것이다.

 

그동안 전담여행사 제도는 우리나라와 외국 정부 간의 협정을 바탕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업체에만 단체관광객 유치 자격을 부여해왔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출혈 경쟁이 벌어지며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렇게 발생한 적자는 관광객을 특정 쇼핑몰로 몰아넣고 상인들로부터 받는 뒷돈(리베이트)으로 메워졌다. 여행은 상품이 아니라 ‘쇼핑 동선’으로 전락했고, 이 과정에서 물건을 사지 않는 관광객은 가이드로부터 모욕적인 언사를 듣거나 버스 안에서 방치되는 등 인권 침해에 가까운 대우를 받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전담여행사가 관광객 유치 원가를 지나치게 낮추는 행위와, 그 보상으로 점포 등에서 일정 기준 이상의 수수료를 챙기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했다. 특히 여행사가 가이드 등 관광종사원에게 마땅히 지급해야 할 인건비를 쇼핑 수수료로 대신하게 하는 ‘갑질’ 구조도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관광객에게 물품 구매를 강요하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무례한 말을 내뱉는 행위 역시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문체부 장관은 해당 업체에 6개월 이내의 업무정지를 명하거나 전담여행사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한 번의 잘못으로도 사업권 자체를 잃을 수 있는 강력한 처분이 가능해진 셈이다.

 

관광객 관리 책임도 대폭 강화된다. 단체관광객 중 여행 목적과 상관없이 무단으로 이탈하는 인원이 발생할 경우, 여행사는 이탈자 수와 비율, 사유 등을 따져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관광 비자를 악용해 불법 체류의 통로로 쓰이는 단체관광의 허점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문체부 장관은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현장 점검과 소비자 보호, 출입국 관리를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확보했다.

 

관광 현장에서는 이번 법 개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관광업계 종사자는 “그동안 정직하게 고품질 상품을 운영하던 여행사들이 저가 덤핑 업체들 때문에 시장에서 고사할 위기였다”며 “이번 조치가 한국 관광의 체질을 바꾸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금지 행위의 세부적인 기준과 행정처분 수위 등을 담은 하위법령을 꼼꼼히 마련해 법 공포 6개월 뒤부터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이번 개정안은 방한 단체관광 시장의 흐트러진 질서를 다시 세우고,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으로 도약하는 고품질 관광 시장 육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이 시행되면 여행사가 관광객을 ‘돈줄’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한국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전달하는 ‘문화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한 관광은 단순히 숫자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멀리서 한국을 찾은 여행객이 무엇을 보고 느끼며,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가 곧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결정한다. 이번 법 개정은 ‘싸게 데려와 많이 뜯어내는’ 구태 의연한 관광에서, ‘제대로 대접하고 다시 찾게 만드는’ 품격 있는 관광으로 나아가는 출발 신호다. 법이 현장에서 얼마나 철저히 집행되느냐에 따라 한국 관광의 미래가 달렸다.


[여행메모] 이번 법안은 공포 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본격 시행된다. 만약 외국인 친구가 한국 여행 중 강압적인 쇼핑 요구나 모욕적인 대우를 받았다면,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관광불편신고센터(1330)\'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신고 시 방문한 쇼핑센터 이름, 여행사명, 가이드 이름 등을 파악해두면 처리에 큰 도움이 된다. 정부는 향후 우수한 전담여행사를 별도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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