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아시아의 하늘길이 다시 촘촘해진다. 에어아시아 그룹이 에어버스 A220-300 항공기 150대를 확정 주문하며, 저비용항공의 다음 판을 열었다. 이번 계약은 A220 기종 단일 항공사 주문 중 역대 최대 규모다. 2028년부터 새 기재가 들어오면 아세안과 아시아·태평양의 중소도시 노선이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에어아시아 그룹은 지난 6일 캐나다 미라벨 에어버스 시설에서 A220-300 150대 확정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공시가 기준 약 190억달러 규모이며, 향후 수요에 따라 최대 300대까지 확대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다. 계약 현장에는 토니 페르난데스 캐피털 A CEO 겸 에어아시아 그룹 고문, 라르스 바그너 에어버스 상용기 부문 CEO 등이 참석했다.
이번 발주의 의미는 단순한 항공기 구매에 그치지 않는다. 에어아시아는 A220을 통해 기존 대형 간선 중심 운항에서 벗어나 수요가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노선을 더 유연하게 열 수 있게 됐다. 좌석을 꽉 채워야 수익이 나는 기존 노선 구조보다 작은 규모로도 운항 효율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A220-300은 에어아시아가 세계 최초로 160석 고밀도 좌석 배치를 도입하는 기종이다. 항속거리는 최대 7시간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동남아 단거리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의 중거리 연결에도 활용 폭이 넓다. 향후 A220-500 개발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 A320 계열을 일부 대체하는 차세대 주력 기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여행자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선택지다. 에어아시아가 새 기재를 투입하면 쿠알라룸푸르, 방콕, 자카르타, 세부, 코타키나발루 같은 기존 인기 노선뿐 아니라 2차 허브와 중소도시 연결이 강화될 수 있다. 출발 시간대가 다양해지고, 간편 환승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여행은 목적지만큼이나 항공편의 시간과 가격에 좌우된다.
친환경성과 비용 절감도 중요한 대목이다. A220은 최신 엔진과 경량 설계를 바탕으로 기존 세대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과 탄소 배출 측면에서 개선된 기종이다. 고유가와 항공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항공사에는 운영비 절감, 승객에게는 더 안정적인 노선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 링엄 에어아시아 그룹 CEO는 “A220은 수요에 맞는 적정 운항 규모를 확보해 승객에게 더 유연한 여정을 제공할 것”이라며 “에어아시아의 취항 노선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페르난데스 CEO도 “해답은 효율성에 대한 투자”라며 “A220은 협동체 기반 저비용 네트워크 항공사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 항공기는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A220은 아세안과 아시아·태평양 노선에 먼저 투입되고, 기존 A320·A321 기재는 중거리 노선으로, A330은 유럽·호주·북미 등 장거리 노선으로 재배치될 전망이다. 에어아시아의 이번 선택은 항공사의 기단 전략이자, 여행자에게는 더 많은 도시를 더 쉽게 연결하는 변화의 신호다.
항공 여행의 미래는 더 큰 비행기만으로 열리지 않는다. 작은 도시를 자주 잇고, 필요한 만큼 띄우고, 비용과 탄소를 줄이는 방식이 중요해졌다. 에어아시아의 A220 대규모 발주는 아시아 여행 지도의 빈칸을 채우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