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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하동 동정호 ‘지방정원’ 승격...경남도 제3호 지방정원 공식 등록

토지의 문학, 섬진강 습지를 품다

소설 속 풍경이 10만㎡ 생태 휴식처로

김보라 기자
하동 동정호 ‘지방정원’ 승격...경남도 제3호 지방정원 공식 등록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 들판 한가운데, 거울처럼 맑은 호수가 비로소 제 이름을 찾았다. 섬진강의 숨결이 머무는 배후 습지이자 문학적 상상력의 보고였던 하동 동정호가 경상남도를 대표하는 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경남 하동군은 악양면 일원의 ‘악양 동정호’가 거창과 진주에 이어 경남도 제3호 지방정원으로 공식 등록됐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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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동정호 풍경(제공=경남 하동군)

동정호는 단순한 호수를 넘어선다. 섬진강 지류인 악양천이 넘치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이 배후 습지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생태 교과서다. 여기에 소설 ‘토지’의 배경지와 맞닿아 있다는 인문학적 가치가 더해지며 하동만의 특별한 정원 문화를 형성해 왔다. 하동군은 이번 등록을 위해 면적 10만㎡ 이상, 녹지 비율 40% 확보 등 지방정원이 갖춰야 할 엄격한 기준을 모두 충족하며 정원 도시로서의 기틀을 닦았다.

 

이번 지방정원 등록은 하동군이 오랜 시간 공들여온 ‘정원 도시 하동’ 프로젝트의 결실이기도 하다. 동정호는 2021년 ‘거창창포원’, 지난 4월 진주 ‘월아산 숲속의 진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남의 정원 관광 지도를 새롭게 썼다. 군은 동정호가 지닌 생태적 가치와 지역 역사가 어우러진 공간으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원 내부를 들여다보면 하동의 색깔이 선명하다. 군은 동정호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섯 가지 테마 공간을 배치했다. 전통의 미를 살린 ‘전통·문화정원’을 비롯해, 문학적 정취를 담은 ‘토지와 꽃 정원’, 수령 깊은 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왕버들숲정원’, 하동의 자랑인 ‘녹차정원’, 그리고 생물의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습지정원’ 등이다.

 

특히 하이라이트는 초여름마다 호수를 뒤덮는 수국과 나룻배가 떠 있는 고즈넉한 풍경이다. 화려한 꽃 정원과 대비되는 고요한 습지 탐방로는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최적의 명상을 제공한다. 군은 앞으로 기존 습지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탐방로를 정비하고, 아이들이 직접 자연을 배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만난 하동군 관계자는 “동정호는 이제 단순한 유원지가 아니라 공공이 보존하고 관리하는 국가적 자산으로 발돋움했다”며 “체계적인 관리와 보전으로 동정호를 경남을 대표하는 생태 거점으로 육성하고, 하동 전체를 정원 도시로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악양 평사리 들판의 황금 물결과 동정호의 푸른 물빛은 사계절 내내 하동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번 지방정원 등록을 계기로 동정호는 문학의 향기와 생태의 신비가 공존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힐링 명소로 거듭날 전망이다.

 

[여행메모] 동정호 지방정원은 하동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으며, 인근에 ‘최참판댁’과 ‘평사리 공원’이 있어 연계 관광에 좋다. 특히 늦봄부터 초여름까지는 수국이 절정을 이뤄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여행객들로 붐빈다. 정원 내 왕버들숲 길은 평탄하여 노약자나 아이들도 걷기에 무리가 없다. 정원 관람 후 악양면 소재지의 로컬 카페에서 하동 찻잎으로 우려낸 차 한 잔을 곁들이면 하동의 정취를 더욱 완벽하게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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