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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재단...5월 신록 속에서 만나는 도심 한옥 여행 추천

선운각·백인제 가옥·운현궁·수연산방

최치선 기자
서울관광재단...5월 신록 속에서 만나는 도심 한옥 여행 추천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초록이 가장 먼저 스며드는 도시는 서울이다. 5월,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한 한옥 여행지는 빌딩 사이에 숨어 있던 시간을 꺼내놓는다. 문 하나를 넘는 순간, 도심은 사라지고 바람과 햇살, 그리고 오래된 풍경이 하루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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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각 한옥마당의 전경(제공=서울관광재단)

한옥의 매력은 낡음이 아니라 ‘빌려온 풍경’에 있다. 창과 문은 빛과 바람을 들이고, 담장 너머 산과 하늘을 집 안의 정원처럼 끌어온다. 선운각, 백인제 가옥, 운현궁, 수연산방은 그런 차경의 미학을 서울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장소다. 드라마와 영화 속 배경으로도 익숙하지만, 직접 걸어보면 화면보다 오래 남는 것은 처마 밑 그늘과 마당의 고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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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각 돌담길과 박석(제공=서울관광재단)

첫 여정은 강북구 우이동의 선운각이다.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이 대규모 민간 한옥은 긴 돌담길과 박석, 넓은 마당만으로도 사람을 다른 시간대로 데려간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미국 공사관 배경으로 알려진 돌담길은 지금도 인기 있는 사진 명소다. 본관 2층 테라스에 오르면 북한산 능선이 시야를 채우고, 한옥 마당에 앉으면 초록이 기와지붕 너머로 번진다. 선운각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3·1운동의 발상지로 기억되는 봉황각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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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제가옥(제공=서울관광재단)

북촌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백인제 가옥이 기다린다. 1913년 지어진 이 근대 한옥은 전통 한옥의 틀에 유리창, 붉은 벽돌, 내부 복도 등 근대적 기능을 결합한 독특한 공간이다. 사랑채와 안채를 복도로 연결해 신발을 벗지 않고 이동할 수 있게 한 구조는 당시 상류층 주거 문화를 보여준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과 영화 ‘암살’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해설 프로그램을 예약하면 안채와 사랑채 내부까지 둘러볼 수 있어, 북촌 산책의 밀도가 한층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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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선대원군 거처였던 운현궁 사랑채 노안당(제공=서울관광재단)

종로 한복판의 운현궁은 도심 속에서 가장 극적인 정적을 품은 곳이다. 흥선대원군의 사저이자 고종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공간으로, 노안당과 노락당, 이로당을 따라 걷다 보면 조선 후기 권력의 공기와 왕실의 격식이 느껴진다. 점심시간이면 인근 직장인들이 툇마루와 마당을 찾아 잠시 숨을 고른다. 담장 밖에는 차가 오가지만, 안쪽에는 기와 끝에 걸린 구름과 나무 그림자만 천천히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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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현궁 안채 이로당, 뒤에 운현궁 양관 건물이 보인다(제공=서울관광재단)

운현궁의 또 다른 얼굴은 양관이다. 한옥 마당 너머 언덕 위에 자리한 서양식 건물은 드라마 ‘궁’, ‘각시탈’, ‘더킹 투하츠’, ‘도깨비’ 등 여러 작품의 배경이 되며 대중에게 익숙해졌다. 현재는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안에 있어 외부에서 바라보는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운현궁 주변의 서울우리소리박물관까지 이어 걸으면 한옥과 민요, 왕실과 서민의 시간이 한 동선 안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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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산방. 기품이 느껴지는 외관(제공=서울관광재단)

마지막은 성북동 수연산방이다. 한국 단편소설의 선구자 상허 이태준이 1933년 지은 집으로, ‘문인들이 모이는 산속의 집’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정지용, 이상 등 당대 문인들이 드나들던 이 한옥은 지금 전통 찻집으로 운영된다. 댓돌에 신발을 벗어두고 방 안에 앉으면, 찻잔 위로 봄볕이 내려앉는다. 누마루에서 바라보는 정원은 작지만 깊다. 성북동의 가파른 길과 오래된 돌담, 나무 냄새가 이 집의 문장처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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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산방 봄볕드는 툇마루 좌석(제공=서울관광재단)

수연산방 가까이에는 최순우 옛집이 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저자 최순우가 살던 집으로, 화려한 장식보다 단정한 선과 나무의 결이 돋보인다. 사랑방과 안방, 대청과 건넌방, 행랑채가 어우러진 마당은 한국의 미를 오래 바라본 사람의 안목을 조용히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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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우옛집 뒷뜰 풍경(제공=서울관광재단)

서울의 한옥 여행은 과거를 박제한 관광이 아니다. 북한산의 초록, 북촌의 기와, 종로의 마당, 성북동의 찻잔이 지금의 서울 안에서 살아 움직인다. 5월의 하루, 서두르지 않고 문턱을 넘는다면 알게 된다. 서울은 높은 빌딩만큼이나 낮은 처마 아래서도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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