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준시
전국날씨날씨 불러오는 중…
2010.5~현재 · 누적 방문자 집계 중

이 기사를 다른 언어로 읽어보세요

트래블아이에서 저장한 영어·일본어·중국어 번역본을 언어별 주소로 불러옵니다.

뉴스

중국 크루즈족 2200명 사로잡은 ‘순천의 맛’

“정원·습지·읍성이 한 손에”… 아도라 매직시티호, 여수항 거쳐 순천 상륙

국가정원부터 K-드라마 세트장까지 ‘올인원’ 투어

김보라 기자
중국 크루즈족 2200명 사로잡은 ‘순천의 맛’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여수항에 닻을 내린 거대한 해상 도시가 남도의 고요한 아침을 깨웠다. 지난 2일, 중국 최대 규모의 국제 크루즈선 ‘아도라 매직시티호’를 타고 입항한 2200여 명의 관광객이 일제히 순천으로 향했다. 이들의 발걸음은 순천만국가정원의 푸른 녹음을 지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습지의 갈대밭으로, 다시 조선의 시간을 간직한 낙안읍성으로 이어졌다. 대한민국 생태 수도라 불리는 순천이 거대한 크루즈 인파를 단숨에 품어 안으며 글로벌 관광 도시로서의 저력을 증명해 보인 현장이다.

 

1 (3).jpg
지난 2일 순천만국가정원에 방문한 중국 단체 관광객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순천시)

전남 순천시는 이번 대규모 관광객 맞이를 위해 주요 거점마다 세심한 동선을 마련했다. 여수항에서 차로 30분 남짓이면 닿는 지리적 이점은 크루즈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매력 요소다. 관광객들은 입항 직후 순천만국가정원으로 이동해 정원 도시의 정수를 만끽했다. 지난해 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정원의 풍광은 단체 관광객들의 카메라 셔터를 쉴 새 없이 움직이게 했다. 정원 곳곳에 핀 계절 꽃과 탁 트인 호수는 장거리 항해에 지친 이들에게 남도 특유의 편안함을 선사했다.

 

이어지는 코스는 순천만습지였다.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끝없이 펼쳐진 갈대군락과 S자 물길이 빚어낸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탄성을 터뜨렸다. 특히 습지 탐방로를 걸으며 만나는 갯벌 생태계는 인위적인 화려함보다 자연 그대로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 관광 자원인지를 똑똑히 보여주었다. 자연을 앞세운 순천의 생태 관광이 외국인들에게도 통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오후 들어 여행의 색깔은 역사와 문화로 바뀌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에 들어선 관광객들은 초가집과 견고한 성곽, 정겨운 돌담길 사이를 누비며 한국 전통 마을의 원형을 마주했다. 현대적인 크루즈선에서 내려 조선시대의 마을을 걷는 이색적인 경험은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투어의 마무리는 순천드라마촬영장이 장식했다.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서울 달동네와 순천 읍내 거리를 재현한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교복 체험을 하거나 세트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K-콘텐츠 속에 들어온 듯한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번 크루즈 관광객 유치는 순천 관광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크루즈 여행의 특성상 입항지 주변 도시가 얼마나 다채롭고 짜임새 있는 ‘당일치기’ 동선을 제공하느냐가 관건인데, 순천은 생태와 역사, 대중문화를 하나의 벨트로 묶어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는 데 성공했다. 단순히 많은 사람이 다녀가는 데 그치지 않고,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네 곳의 명소를 하루 안에 유기적으로 연결해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순천시는 이번 성과를 발탕으로 향후 예정된 크루즈 입항 일정에 맞춰 수용 태세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대규모 인원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셔틀버스 지원은 물론, 입장료 할인 혜택과 해외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외국인들이 식사 메뉴를 고르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다국어 메뉴판을 확대 보급하고, 현장 관광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에티켓 교육도 병행한다. 결제가 편하고 언어 장벽이 낮아야 실질적인 소비와 재방문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시 관계자는 “크루즈 관광객의 대규모 방문은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해외 주요 여행사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구축해 전 세계 관광객들이 남도의 멋을 느끼기 위해 찾는 글로벌 관광 도시 순천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순천의 5월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의 시선이 머무는 장소가 됐다. 정원과 습지, 읍성과 드라마 세트장이 한 도시 안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곳. 2200명의 중국 관광객이 남긴 발자국은 순천 관광이 세계 시장이라는 더 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명확한 신호탄이 되었다.


KEEP EXPLORING

이어서 읽을 여행기사

검색하거나 + 버튼을 눌러 같은 섹션의 기사를 계속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