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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월 하얀 눈… 경주 대릉원 돌담길 ‘이팝나무’가 삼켰다

푸른 잎 위로 쏟아진 고슬고슬한 ‘쌀밥

황리단길까지 이어진 눈꽃 행렬

김보라 기자
5월 하얀 눈… 경주 대릉원 돌담길 ‘이팝나무’가 삼켰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하늘은 푸르고, 돌담은 묵직한데, 그 위로 쏟아지는 풍경은 생경하다. 5월의 햇살을 머금은 경주 대릉원 일대가 마치 한겨울 함박눈이라도 맞은 듯 온통 하얗게 변했다. 벚꽃이 떠난 자리를 대신한 주인공은 ‘이팝나무’.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놓은 쌀밥(이밥)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 이팝나무가 지금 경주 도심을 ‘하얀 눈꽃 세상’으로 바꿔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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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팝나무가 절정이다(제공=경주시)

경주시는 최근 대릉원과 계림로 일대 가로수길의 이팝나무가 일제히 만개하며 절정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짧게 피었다 지는 이팝나무는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한정판 풍경이다. 특히 대릉원 돌담을 따라 줄지어 선 이팝나무 군락은 낮게 깔린 기와지붕과 대비를 이루며,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현장에서 만난 관광객들의 손에는 연신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초록빛 잎사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게 박힌 흰 꽃송이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다. 대릉원 돌담길에서 만난 한 시민은 “벚꽃이 지고 나서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이팝나무 꽃이 피니까 마치 다시 봄이 시작된 것 같다”며 “돌담과 하얀 꽃이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 고와서 매년 이 시기만 기다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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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릉원 돌담길에는 이팝나무가 절정이다(제공=경주시)

이팝나무의 매력은 화려함보다는 소박하면서도 풍성한 멋에 있다. 멀리서 보면 몽글몽글한 구름 같고, 가까이서 보면 가느다란 꽃잎이 마치 실타래를 풀어놓은 듯 섬세하다. SNS에서는 이미 이곳이 ‘경주 봄나들이 필수 코스’로 입소문을 타며 인증샷 성지로 떠올랐다. 특히 대릉원에서 시작해 황리단길, 첨성대 일대까지 이어지는 도보 코스는 걷는 내내 이팝나무 그늘을 만끽할 수 있어 최고의 산책로로 꼽힌다.

 

경주시는 이번 개화 시기에 맞춰 도심권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말 동안 대릉원과 계림로 인근 보행량은 평소 대비 눈에 띄게 늘었으며, 주변 카페와 식당도 모처럼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단순히 풍경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근 황리단길의 세련된 문화와 천년고도의 역사가 한데 어우러지며 경주만의 독특한 여행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혁준 경주시장 권한대행은 “이팝나무가 선사하는 화려한 순간은 비록 길지 않지만,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라며 “경주를 찾는 많은 분이 이 짧고 아름다운 계절의 선물을 마음껏 누리고, 도심 속 자연경관을 통해 여유로운 휴식을 얻어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릉원 돌담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머리 위로 하얀 꽃가루가 내려앉는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5월의 하늘 아래, 경주는 지금 가장 눈부신 ‘하얀 겨울’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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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에도 이팝나무가 만개했다(제공=경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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