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곡성의 봄이 초록으로 출렁인다. 동화정원 호밀밭에 바람이 지나가면, 정원 전체가 파도처럼 흔들리고 사람들은 그 물결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전남 곡성군 동화정원이 싱그러운 호밀빛으로 물들며 봄 산책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곡성읍 묘천리 일원에 조성된 동화정원은 섬진강 기차마을 건너편에 자리한 대규모 경관 정원이다. 봄에는 호밀과 청보리가 초록 물결을 만들고, 계절이 바뀌면 백일홍과 천일홍, 황화코스모스가 차례로 피어나며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지금 동화정원의 주인공은 호밀밭이다. 넓게 펼쳐진 초록 줄기들이 바람을 따라 한쪽으로 기울었다가 다시 일어선다. 멀리서 보면 물결이고, 가까이서 보면 얇은 잎들이 서로 스치며 계절의 소리를 낸다. 화려한 꽃밭처럼 눈을 강하게 붙잡지는 않지만, 오래 바라볼수록 마음이 풀리는 풍경이다.
정원은 걷기에 좋다. 길은 완만하고 시야는 넓다. 아이와 함께 천천히 걸어도 좋고,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멈춰도 좋다. 도심의 빠른 속도에서 벗어나 초록의 결을 따라 걷다 보면, 봄은 장식이 아니라 숨을 고르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곡성군은 5월 2일부터 3일까지 동화정원에서 ‘동화정원 음악회’를 연다. 공연은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이어지며, 초록 호밀밭과 봄꽃을 배경으로 자연 속 음악회를 즐길 수 있다. 2일에는 감미로운 목소리의 가수 김경록과 전자현악듀오가 무대에 오르고, 3일에는 국악퓨전밴드가 색다른 선율을 들려준다.
음악회와 함께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화분 만들기 체험, 캐리커처, 로즈커피와 꽃차 시음 등이 진행돼 가족, 연인, 친구가 함께 머물기 좋다. 단순히 풍경을 보는 정원이 아니라, 앉고 걷고 듣고 마시는 봄날의 작은 축제다.
동화정원은 곡성 여행의 동선을 넓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가까운 섬진강 기차마을에는 장미정원이 있고, 5월 22일부터 31일까지는 곡성세계장미축제가 열린다. 초록 호밀에서 장미의 계절로 이어지는 길 위에 동화정원이 있다. 곡성의 봄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색을 바꿔가며 오래 머문다.
군 관계자는 “초록빛 호밀이 만들어낸 봄 풍경과 함께 음악이 흐르는 특별한 시간에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곡성 동화정원의 호밀밭은 크게 말하지 않는다. 바람이 불면 낮게 눕고, 햇빛이 들면 다시 일어서며 조용히 계절을 보여준다. 이번 주말 곡성으로 간다면, 꽃보다 먼저 초록의 파도를 만나도 좋다. 그곳에서 봄은 눈보다 마음에 먼저 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