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햇빛이 호수 위에 얇게 내려앉고, 바람은 꽃밭 사이를 천천히 지난다. 2026고양국제꽃박람회의 고양로컬가든은 화려함을 앞세우기보다 고양시 화훼농가가 정성껏 키운 꽃과 식물로 조용한 계절의 표정을 만든다.
정원 앞에 서면 먼저 색이 밀려온다. 흰 꽃은 물가의 빛을 닮았고, 분홍빛 꽃잎은 봄의 끝을 붙잡은 듯 낮게 흔들린다. 보랏빛과 연둣빛 사이로 수국이 피어나며 풍경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멀리 호수와 나무가 흐릿하게 번지고, 가까운 꽃들은 손에 닿을 듯 선명하다. 그 사이를 걷다 보면 도심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된다.
고양로컬가든의 매력은 ‘지역의 꽃’이 만든 정원이라는 데 있다. 멀리서 가져온 장식이 아니라, 고양의 흙과 농가의 손길을 지나온 꽃들이 박람회장을 채운다. 그래서 이곳의 풍경은 단순한 전시보다 생활에 가깝다. 꽃을 키우는 사람들의 시간, 계절을 기다린 마음, 하루하루 물을 주고 살핀 노동이 색으로 피어난다.
연휴에 잠시 걸음을 늦추고 싶다면 이 정원이 좋다. 호수를 따라 걷고, 꽃 앞에서 멈추고, 수국의 색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소음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고양로컬가든은 거창한 여행지가 아니라, 오늘 하루를 가볍게 내려놓게 하는 작은 쉼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