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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영월...강물이 그린 한반도

최치선 기자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영월...강물이 그린 한반도

영월 선암마을 전망대에 서면, 강은 지도를 펼치듯 천천히 몸을 구부린다. 물길은 산자락을 감아 돌고, 숲은 섬처럼 남아 한반도의 윤곽을 만든다. 누가 그린 것도 아닌데, 오래전부터 이 땅은 제 모습을 물 위에 비춰두고 있었다.

한반도지형은 신기한 풍경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굽이치는 강물과 낮은 산, 멀리 겹겹이 밀려난 능선이 한 장의 사진 안에서 조용히 말을 건넨다. 빠르게 달려온 사람도 이곳에 서면 걸음을 늦춘다. 눈앞의 풍경이 크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우리가 지나온 시간이 함께 흐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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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한반도지형 (사진=최치선 기자)

강은 서두르지 않는다. 바위에 부딪히면 돌아가고, 산이 막아서면 품어 안는다. 그래서 이 풍경 앞에서는 삶도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직선으로만 가야 한다고 믿었던 날들이 부드럽게 풀리고, 멀리 돌아온 길마저 결국 하나의 모양을 이룬다는 생각이 든다.

 

봄빛이 산등성이에 엷게 내려앉고, 물빛은 초록과 푸른빛 사이에서 흔들린다. 강가의 작은 마을, 물 위에 뜬 나룻배, 먼 공장의 실루엣까지도 이 풍경에서는 낯설게 튀지 않는다. 사람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이 서로 기대어 있는 듯하다.

 

사진을 찍고 나서도 한참을 내려오지 못했다. 한반도지형은 눈으로 보는 명소가 아니라 마음에 간직하는 장면이었다. 강이 만든 길처럼, 우리 삶도 때로는 돌아가고 휘어지며 제 모양을 찾아간다. 영월의 물굽이는 그렇게 말없이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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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한반도지형 (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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