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준시
전국날씨날씨 불러오는 중…
2010.5~현재 · 누적 방문자 집계 중

이 기사를 다른 언어로 읽어보세요

트래블아이에서 저장한 영어·일본어·중국어 번역본을 언어별 주소로 불러옵니다.

테마

[특집] 화엄사 홍매화, 45만 인파 홀리고 ‘국민 꽃’ 등극

제6회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 성료

대상 곽윤섭 ‘정적 속의 개화’ 선정… 전문작가 이재형·임선미, 휴대폰 김향숙 등 영예

최치선 기자
[특집] 화엄사 홍매화, 45만 인파 홀리고 ‘국민 꽃’ 등극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지리산의 찬 공기를 뚫고 피어난 검붉은 꽃송이가 올봄 대한민국을 붉게 물들였다. 구례 화엄사의 상징인 홍매화가 38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비로소 ‘꽃피는 순간, 꿈이 피어난다’는 약속을 지켜냈다. 단순한 개화를 넘어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민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진 올해의 기록은 이제 한 장의 사진 속에 영원히 박제되었다.

 

화1.jpg
대상(총무원장상)에 “정적 속의 개화”, 곽윤섭(제공=화엄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 지리산대화엄사는 2026년 2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진행된 ‘제6회 화엄사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의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은 당초 계획보다 하루 앞당긴 4월 26일 오후 3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며 뜨거웠던 봄날의 기억을 소환했다.

 

올해 콘테스트는 그야말로 역대급 규모였다. 전문 작가 부문 506점, 휴대폰 카메라 부문 1,160점 등 총 1,666점의 작품이 접수되어 매년 급증하는 화엄사 홍매화의 위상을 증명했다. 영예의 대상(총무원장상)은 곽윤섭 씨의 ‘정적 속의 개화’에 돌아갔다. 곽 씨는 “사람의 얼굴에 앞뒤가 있듯 화엄사 홍매화를 두고 탑돌이 하듯 몇 바퀴를 돌다 찰나의 미소를 발견했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화3.jpg
최우수상에 “화엄사 홍매화 아래 새벽 예불에 피어난 서원”, 이재형,(제공=화엄사) 

 

화2.jpg
전문가부문 우수상(임선미 - 끝자락의 미)(제공=화엄사)

심사를 맡은 전영한 심사위원장(동아일보 사진부장)은 “출품작 전반이 안정된 구도와 높은 완성도를 보였으나, 꽃과 절집이라는 주제를 새롭게 해석하는 창의적인 시선은 다소 아쉬웠다”고 평했다. 특히 이번 심사에서는 메타데이터 누락이나 AI를 활용한 이미지 조작 등을 엄격히 배제하며 공정성을 높였다.

 

이번 홍매화 축제는 구례군 마산면의 경제 지도를 다시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동완 마산면 주민자치회장은 “홍매화 한 그루가 우리 지역의 봄 경제를 책임지게 될 줄은 몰랐다”며, 38일간 이어진 방문객 행렬에 감사를 표했다. 실제로 지리산국립공원의 무료 셔틀버스 지원과 화엄사의 무료 주차장 운영은 45만 명에 달하는 인파 속에서도 품격 있는 관람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등 공신이었다.

 

화4.jpg
휴대폰부문 교구장스님상(김향숙 - 한옥 문 고리 너머로 본 홍매화)(제공=화엄사)

화엄사 교구장 우석 스님은 “홍매화는 코로나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며 이제 ‘국민 홍매화’로 자리매김했다”며, “화엄사는 수행의 공간을 넘어 자연유산을 통해 지역과 사람을 잇는 지속 가능한 문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매화의 지혜로운 빛이 온 우주법계에 널리 퍼지기를 축원했다.

 

다만, 뜨거운 열기만큼 과제도 남았다. 성기홍 홍보기획위원장은 “무질서한 촬영 경쟁과 쓰레기 문제 등이 한계에 이르면 행사 운영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며 성숙한 관람 문화를 당부했다. 화엄사는 향후 구례군과 협력해 산수유, 홍매화, 벚꽃을 연계한 ‘3색 축제’로 상생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수상작들은 2027년 화엄사 달력과 구례군 홍보 자료로 활용되며, 시상식은 오는 5월 24일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화5.jpg
휴대폰부문 총무국장스님상 (백용승- 홍매화 아래 간절한 기도)(제공=화엄사)
화6.jpg
휴대폰부문 홍보국장스님상 (김기옥 - 부처님의 자비(제공=화엄사)

 

 

화7.jpg
휴대폰부문 홍보기획위원장상 (구나현 - 청춘은 바로 지금! 청바지!)(제공=화엄사)

 

[여행수첩] 지리산의 붉은 숨결을 찾아 떠나는 길

지리산 품에 안긴 화엄사로 향하는 길은 단순한 여행이라기보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수행에 가깝다.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539번지, 내비게이션의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창밖의 공기는 맑고 서늘해진다. 사찰 입구에 들어서면 웅장한 각황전 옆, 마치 붉은 물감을 쏟아부은 듯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홍매화가 우리를 맞이한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나고 싶다면 새벽의 어스름을 뚫고 가보시길 권한다. 낮은 저녁 예불 소리가 산사에 울려 퍼질 때, 푸른 새벽빛과 대조를 이루는 꽃 그림자는 비현실적인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홍매화의 핏빛 설렘을 충분히 즐겼다면, 발길을 조금 돌려보자. 구례의 봄은 인색하지 않아 인근 산수유마을의 노란 물결과 섬진강 변의 하얀 벚꽃길까지 한꺼번에 내어준다. 이른바 ‘삼색 꽃 나들이’는 오직 이 계절 구례에서만 허락된 사치다.

 

다만, 우리가 마주하는 이 아름다움은 수백 년의 시간을 견뎌온 국가유산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셔터를 누르는 손길에 욕심을 덜어내고, 사찰이 정한 야간 촬영 시간과 관람 구역을 지키는 배려가 필요하다. 넉넉한 마음으로 일찍 서둘러 방문한다면, 주차의 번거로움을 피해 오롯이 지리산의 봄과 독대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KEEP EXPLORING

이어서 읽을 여행기사

검색하거나 + 버튼을 눌러 같은 섹션의 기사를 계속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