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도 홍천의 봄은 꽃보다 먼저 향으로 온다. 해발 600m가 넘는 산자락에서 겨울을 견딘 산나물이 토리숲으로 내려온다. 손끝에 닿으면 연하고, 입안에 넣으면 쌉싸름한 향이 먼저 퍼진다. 5월의 시작, 홍천은 가장 싱싱한 봄의 식탁을 차린다.
제8회 홍천 산나물축제가 5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홍천읍 갈마곡리 도시산림공원 토리숲 일원에서 열린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올해 축제는 지역에서 난 산나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를 앞세웠다. 유통 과정을 줄여 신선도를 높이고, 이동 과정에서 생기는 탄소 배출까지 낮추겠다는 취지다. 축제장은 장터이면서 동시에 봄 산의 향을 직접 만나는 미식 여행지가 된다.
홍천 산나물의 힘은 지형에서 나온다. 홍천은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면적이 넓고 산지가 많은 지역이다. 동쪽으로 갈수록 고도가 높아지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고산 산나물이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해발 600m 이상에서 큰 일교차를 견딘 산나물은 향이 짙고 식감이 단단하다. 도시의 마트 진열대에서 만나는 나물과는 확실히 다르다.
축제장에는 재래 곰취와 병풍취, 부지깽이, 참취, 누리대 등 쉽게 보기 어려운 산채류가 나온다. 농가가 직접 들고 나온 산나물을 눈으로 고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 흙내가 남은 잎, 막 채취한 줄기의 탄력, 손끝에 묻어나는 풋향이 축제의 첫 재미다. 값만 묻고 지나가는 장터가 아니라, 어느 산에서 자랐는지,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농민의 말을 들으며 고르는 시간이 된다.
먹거리도 축제의 중심이다. 임산물 지리적표시 제46호로 등록된 홍천명이를 활용한 명이핫도그, 노릇하게 부친 산나물 모둠전, 쫄깃한 수리취 인절미가 방문객을 기다린다. 특히 현장에서 산 신선한 산나물을 홍천 한돈과 함께 구워 먹는 셀프 식당은 놓치기 아깝다. 불판 위에서 고기 기름이 돌고, 그 옆에 산나물이 살짝 숨을 죽이면 향이 달라진다. 고소함과 쌉싸름함이 한입 안에서 만난다.
가정의 달을 맞춘 혜택도 있다. 축제 기간 군복을 착용한 장병과 동반 부모가 산나물과 산양삼 판매장을 이용하면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모와 함께 축제장을 걷고, 고향의 산나물을 선물하는 장면은 홍천이 준비한 또 하나의 풍경이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체험도 마련된다. 영수증을 지참하면 산나물 모종 심기, 산나물 라이프 체험, 천연염색, 굿즈 제작, 산나물 아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산채 전시관과 야생화 전시관은 홍천의 숲을 배우는 작은 교실이 된다. 무대에서는 지역 동아리 공연과 홍천 락 댄스 페스티벌, 게릴라 콘서트, 실버 가요제가 이어져 장터의 활기를 더한다.
토리숲은 여행지로도 좋다. 축제장 주변으로 홍천강이 흐르고, 조금만 발길을 넓히면 팔봉산과 수타사, 홍천강변 산책길까지 묶을 수 있다. 축제 기간에는 토리숲에서 홍천터미널을 거쳐 팔봉산까지 이어지는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5월 1일과 2일 열리는 팔봉산 당산제와 함께 둘러보면 산나물 축제는 홍천의 전통과 자연을 잇는 하루 코스가 된다.
전명준 홍천문화재단 이사장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과 함께 홍천 산나물의 봄 생명력을 만끽하길 바란다”며 “산나물과 체험, 공연이 어우러진 축제로 오래 기억될 시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홍천 산나물 축제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홍천 도시산림공원 토리숲에서 열린다. 축제장에서 산나물을 사서 바로 구워 먹는 \'한돈 셀프 식당\'은 꼭 들러야 할 코스다. 구매 영수증으로 참여하는 산양삼 모종 심기는 선착순 50명이라 서두르는 게 좋다. 팔봉산 당산제 구경을 가려면 터미널에서 연결되는 셔틀버스를 타면 편리하다. 장병 할인 혜택이 있으니 군인 가족이라면 군복 착용을 잊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