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서울과 인천에 쏠린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중부권의 관문인 청주로 향한다. 그동안 ‘내국인용 공항’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청주국제공항이 아시아 각지의 여행객을 불러들이는 새로운 방한 관광의 전초기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삼은 인바운드 관광의 활성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4일 서울센터에서 에어로케이항공과 손을 잡고 청주국제공항을 활용한 외래객 유치 및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수도권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 입국 구조를 지방으로 분산하고, 침체된 지역 관광 수요를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주공항은 지리적으로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중부권 거점공항으로서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청주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6%나 급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전체 이용객 중 외국인 비중이 약 11%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과제로 꼽혀왔다. 역설적으로 이는 앞으로 채울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넓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청주공항 국제선 물량의 약 70%를 소화하고 있는 에어로케이는 아시아 주요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지방 공항 기반 외래객 유치의 핵심 파트너로 떠올랐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2028년까지 에어로케이의 청주공항 외래객 비중을 현재 11%에서 최대 3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항공 노선과 연계한 지역 특화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전세기 유치와 해외 여행업계 대상 팸투어,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 등 전방위적인 공동 마케팅에 나선다. 구체적인 노선별 전략도 수립됐다. 외국인 비중이 이미 높은 타이베이 노선은 항공과 숙박을 묶은 연계 프로모션을 강화해 기존 수요를 안정적으로 다진다. 일본 시장의 경우 도쿄와 오사카 같은 대도시 노선 외에도 소도시를 겨냥한 전세기 유치를 통해 새로운 방한 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여기에 오는 9월 신규 취항하는 마닐라 노선과 연계해 동남아시아 관광객의 유입 경로를 다변화한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중화권 노선의 대폭 확대다. 에어로케이는 최근 청주와 베이징, 상하이, 청두, 항저우를 잇는 4개 노선의 운수권을 확보했다. 주 13회에 달하는 신규 운항이 시작되면 유커들의 중부권 유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는 인근에 세계문화유산인 법주사와 직지심체요절의 고장다운 문화 자원, 그리고 최근 쇼핑 명소로 부상한 성안길 등을 갖추고 있어 중화권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공사 박성혁 사장은 현장에서 “지방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외래객을 늘려 수도권 중심의 관광 흐름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당면 과제”라며 “고유가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항공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방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에어로케이 관계자 역시 “청주공항을 기점으로 한 국제선 다변화는 지역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 산업의 체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여행의 시작부터 지역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약은 단순히 항공 노선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지역의 관광 인프라와 항공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충청권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전통문화가 에어로케이의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면, 청주공항은 ‘잠시 거쳐 가는 곳’이 아닌 ‘찾아오는 목적지’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여행수첩]
국토의 중심 청주공항은 KTX 오송역이 가까워 전국 어디로든 이동이 빠르다. 공항에서 바로 연결되는 성안길은 미식과 쇼핑의 천국으로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9월 마닐라 취항과 베이징·상하이 등 중화권 노선 확대로 선택지가 넓어졌다. 청주 수암골 벽화마을의 카페 거리에 앉아 시내 야경을 감상하는 여유를 즐겨보자. 항공권 할인이나 지역 연계 프로모션이 쏟아질 예정이니 여행 전 에어로케이 홈페이지 확인은 필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