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주의 5월은 유적만 걷는 계절이 아니다. 신라대종 앞 광장에 청소년들의 악기 소리가 번지고, 봉황대 고분과 도심 산책길 사이로 봄햇살 같은 음악이 흐른다.
경주시 청소년오케스트라는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아 오는 5월 10일 오후 4시 30분 신라대종 앞에서 ‘봄햇살 음악으로 만나다’를 주제로 청소년오케스트라 ‘靑春 버스킹’ 공연을 연다. 공연은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돗자리나 휴대용 의자를 준비하면 한결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이번 무대는 지역 청소년 단원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연주를 시민 앞에 선보이는 자리다. 무겁고 격식을 갖춘 공연장 대신, 경주의 도심 한가운데에서 음악을 풀어놓는 방식이다. 봄의 정취와 어울리는 대중음악과 영화음악 등 친숙한 곡들이 중심을 이룬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도, 경주를 찾은 여행자도 발걸음을 멈추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장소도 눈길을 끈다. 신라대종은 국보 성덕대왕신종의 정신과 가치를 잇기 위해 현대 기술로 재현한 종이다. 높이 3.66m, 무게 20.17t 규모로 주조됐으며, 경주 도심의 상징적인 공간 가운데 하나다. 그 앞에서 청소년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펼치는 장면은 오래된 도시의 시간과 젊은 음악이 만나는 풍경이 된다.
신라대종 주변은 경주 시내 여행과도 잘 이어진다. 가까운 봉황대는 경주 노동동 일대 고분군의 대표 유적으로, 높이 22m,
지름 82m에 이르는 거대한 고분이다. 경주 중심상가와 가까워 낮에는 산책길로, 저녁에는 조명과 어우러진 야경 명소로도 찾기 좋다. 공연 전후로 봉황대와 경주 도심 골목, 황리단길까지 묶으면 반나절 문화 산책 코스가 완성된다.
경주시 청소년오케스트라는 2010년 4월 창단해 지역 청소년의 예술 활동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이번 버스킹은 올해 이어질 다양한 무대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이 학교와 연습실에서 쌓아온 시간을 시민의 일상 속으로 꺼내놓는 일은 그 자체로 지역 문화의 힘이 된다.
야외공연의 매력은 우연성에 있다. 일부러 찾아온 관객만이 아니라 지나가던 시민, 관광객, 어린아이, 노년의 산책객이 같은 음악 앞에 잠시 머문다. 경주의 오래된 돌담과 고분, 종소리의 기억, 청소년들의 선율이 한자리에 겹치면 봄날의 짧은 버스킹도 하나의 여행 장면이 된다.
김유경 경주시 아동청소년과장은 “이번 공연은 청소년 단원들이 꾸준히 준비해 온 연주를 시민과 관광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라며 “봄날 야외에서 펼쳐지는 청소년오케스트라 버스킹 공연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5월 10일 오후, 경주 도심을 걷는다면 신라대종 앞에서 잠시 멈춰도 좋다. 그곳에서 청춘의 음악이 봄햇살처럼 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