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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아이들은 방과 후 영어로 논다

화천커뮤니티센터 원어민 영어 참관수업 학부모 만족도 100%

돌봄이 지역 경쟁력이 된 산골 교육 현장

김보라 기자
화천 아이들은 방과 후 영어로 논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 화천의 오후는 조금 다르다. 학교 수업이 끝난 아이들이 집으로 흩어지는 대신 커뮤니티센터로 모이고, 원어민 교사와 영어로 게임을 하며 하루를 이어간다. 접경지역 작은 군 단위 도시에서 ‘돌봄’은 이제 복지가 아니라 가족을 붙잡는 생활 인프라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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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커뮤니티센터(제공=화천군)

강원 화천군의 초등 온종일 돌봄시설인 화천커뮤니티센터에서 진행된 원어민 영어 참관수업이 학부모들의 높은 만족을 얻었다. 화천군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 동안 초등 1~2학년 돌봄교실을 대상으로 학부모 참여형 원어민 영어 참관수업을 진행했다. 학부모가 직접 수업을 보고 교육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다.

 

참관수업 뒤 진행된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 학부모 75명 전원이 ‘만족’에 표를 던졌다. 이 가운데 59명은 ‘매우 만족’을 선택했다. 전체 응답자의 79%에 이르는 수치다. 학생 수준에 맞춘 수업 내용, 원어민 교사의 쉬운 설명, 즐겁고 긍정적인 수업 분위기, 수업 시간과 운영 방식 등 세부 항목에서도 고른 호응이 나타났다.

 

학부모들이 주목한 것은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수업 방식이었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됐고, 아이들이 한국어로 질문해도 원어민 교사는 영어로 답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영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게임을 통해 단어를 익히니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사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수업을 이끄는 방식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화천커뮤니티센터의 의미는 단순한 방과 후 영어 수업에 있지 않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이 시설은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온종일 초등 돌봄 거점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5135㎡ 규모로 공연장, 실내놀이터, 돌봄시설, 실내체육관, 창의교육실, 장난감 대여소, 유아 놀이실, 글로벌 교육실, 진로진학 상담실, 스터디카페 등을 갖췄다. 아이가 학교를 마친 뒤 안전하게 머물고, 배우고, 놀 수 있는 공간을 한 건물 안에 모은 구조다.

 

작은 지자체에서 이런 시설이 갖는 무게는 크다. 맞벌이 가정의 가장 큰 고민은 방과 후 시간이다. 도시에서는 사교육과 학원 이동으로 해결하는 일이 많지만, 농산촌 지역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화천은 그 빈틈을 지자체가 직접 메우고 있다. 아이들은 돌봄교실에서 원어민 영어와 독서, 체육, 창의활동을 접하고, 부모는 퇴근 전까지 아이가 안전한 공간에 있다는 안심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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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커뮤니티센터 학부모 참관 영어 수업(제공=화천군)

여행자의 눈으로 봐도 화천커뮤니티센터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화천은 산천어축제와 파로호, 평화의댐, 비수구미, 백암산 케이블카 등 자연·평화 관광지로 알려져 왔다. 여기에 교육과 돌봄 인프라가 더해지면 지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한 지역의 매력은 풍경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는 방식, 주민의 일상, 공동체가 다음 세대를 대하는 태도도 지역의 중요한 얼굴이다.

 

화천군은 이번 참관수업을 통해 학부모와 소통하며 돌봄교실 운영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교육 현장을 닫힌 공간에 두지 않고 학부모에게 열어 보였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수업을 직접 본 부모의 믿음은 아이의 참여로 이어지고, 그 신뢰는 지역 돌봄 정책의 지속성을 키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학부모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더 나은 초등 돌봄교실이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커뮤니티센터의 원어민 영어 수업은 작은 지역이 교육 격차를 줄이는 한 방식이다. 아이들은 놀이처럼 영어를 만나고, 부모는 돌봄의 불안을 덜며, 지역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신뢰를 쌓는다. 화천의 봄은 산과 강에서만 피지 않는다. 방과 후 교실에서 웃으며 영어로 답하는 아이들의 목소리 속에서도 조용히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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