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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붓끝에서 피어난 미디어아트’... 예산, ‘추사의 고향’ 다시 쓴다

추사기념관 이전 마무리, 28일 시범운영 개시

전시·체험·휴식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김보라 기자
‘붓끝에서 피어난 미디어아트’... 예산, ‘추사의 고향’ 다시 쓴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조선 후기 학문과 예술의 거장, 추사 김정희가 태어나고 성장한 정신적 고향, 충남 예산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빛바랜 유물만 가득하던 옛 기념관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보고, 읽고, 머물며 추사의 삶과 사유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오는 28일부터 펼쳐질 시범운영은 예산 여행의 지형도를 바꾸는 서막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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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 미디어아트홀(제공=예산군)

충남 예산군이 추사기념관 이전을 마무리하고 오는 28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새 기념관은 단순히 유물을 진열하는 차원을 넘어 전시, 체험, 기념품 판매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흩어져 있던 관련 시설을 한곳으로 모아, 관람객이 추사의 삶과 예술 세계를 더 직관적이고 깊이 있게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새로운 공간은 1층과 2층으로 나뉜다. 1층에는 추사의 서업을 깊이 있게 소개하는 상설전시관과 다채로운 기념품을 만날 수 있는 판매 공간이 들어서고, 2층에는 한층 깊이 있는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기획전시실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실, 사무실이 배치됐다. 옥상정원에서는 추사의 손길이 닿은 천연기념물 예산 용궁리 백송을 조망할 수 있어 건물 안팎에서 예술과 자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다.

 

상설전시실 입구 미디어홀은 새 기념관의 압도적인 첫인상을 책임진다. 가로 12.8m, 높이 3.36m 규모의 대형 미디어아트가 설치돼 추사고택의 역동적인 사계절 풍경을 구현한다. 고택의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 생생한 영상으로 펼쳐지면 관람객은 본격적인 전시에 들어서기 전부터 추사의 사유 공간에 천천히 빠져들게 된다. 추사의 서재 ‘보담재’를 모티브로 한 독서 공간도 마련됐다. 글씨와 학문, 금석학과 문인 정신을 묵묵히 따라가던 추사의 삶을 조용히 읽고 쉬며 만나는 뜻깊은 자리다.

 

추사 김정희는 조선 후기 학문과 예술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특히 제주 유배 시절, 역경을 딛고 완성한 독보적인 추사체는 한국 서예사에서 신화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예산은 그가 태어나고 성장한 뿌리의 공간이다. 신암면 용궁리의 추사고택은 조선 영조가 부마 월성위 김한신에게 하사한 53칸 규모의 저택으로 전해지며, 추사의 사유와 예술 세계가 집약된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새 기념관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용궁리 백송도 예산 추사 여행의 정수다. 백송은 김정희가 젊은 시절 청나라 연경에서 돌아오며 가져온 씨앗을 직접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령 200년 안팎의 희귀한 소나무로,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하얗게 빛나는 나무껍질과 역사적 의미 덕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예산 여행은 추사기념관에서 끝나지 않는다. 추사고택과 백송, 김정희 묘역을 한 줄기로 연결해 둘러보면 한 인물의 생애가 고향의 지형 안에서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여기에 천년고찰 수덕사, 드넓은 예당호 출렁다리, 황새공원, 활기 넘치는 예산시장 등을 더하면 예산의 문화와 자연, 미식까지 아우르는 완벽한 하루 코스가 완성된다. 새 기념관은 그 동선의 중심에서 예산을 ‘추사의 고장’으로 다시 묶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시범운영은 7월 10일까지 진행되며, 새 공간을 먼저 열어 시민과 여행객의 다양한 목소리를 직접 듣는 중요한 과정이다. 군 관계자는 “시범운영 기간 관람객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정식 개관 전까지 시설을 더욱 완벽하게 보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식 개관은 추사 김정희 탄생일인 7월 11일로 예정돼 있다. 추사의 글씨처럼 단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다듬고 비워내며 가장 완벽한 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여행수첩] 추사의 고향, 더 깊이 만나는 법

추사기념관의 이전 개관은 예산 여행의 결을 완전히 바꾸는 획기적인 전환점이다. 오래된 고택의 고즈넉함과 백송의 강인함, 새 미디어아트의 현대적인 감각과 독서 공간의 차분함이 한 길 위에 놓이면서 추사는 우리에게 더 가깝고 친근한 문화여행의 이름이 됐다. 시범운영 기간, 군민과 여행객의 의견을 반영해 더욱 다듬어질 이 공간이 추사의 고장 예산을 더욱 빛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식 개관 후, 추사의 글씨처럼 깊이 있는 예산의 매력에 푹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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