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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흙이 다시 빛났다…울산옹기축제 대상 ‘질푸레독’

5월 1일 외고산 옹기마을서 시상식… 수상작은 울산옹기박물관 전시

전통 물레와 현대 문양이 만난 한 점, 울산의 봄 여행

최치선 기자
흙이 다시 빛났다…울산옹기축제 대상 ‘질푸레독’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울산의 봄은 바다보다 먼저 흙에서 익는다. 올해 울산옹기축제 대한민국 옹기공모전 대상에 김창호의 ‘질푸레독’이 이름을 올리면서, 외고산 옹기마을은 다시 한 번 가장 울산다운 여행지로 시선을 끌게 됐다. 화려한 축제의 무대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결국 손끝에서 완성된 한 점의 그릇이라는 사실을, 이번 수상작이 또렷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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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옹기축제가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을 수상했다(제공=울주군)

‘질푸레독’은 전통 옹기 물레를 활용한 두레질 기법으로 성형된 작품이다. 전통 제작 기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현대적 문양과 성형 감각을 자연스럽게 녹여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 분야 금상은 최청조의 ‘허음’, 관광기념품 분야 금상은 권남숙의 ‘꽃잎을 품은 흙 빛 이야기’가 받았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금상 수상자에게는 울산광역시장상과 울주군수상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5월 1일 개막하는 2026 울산옹기축제 현장에서 열린다. 수상작은 축제 기간 울산옹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 축제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외고산 옹기마을 일원에서 열리며, 슬로건은 ‘웰컴투 옹기마을’이다. 전통 옹기의 가치에 현대적 체험 요소를 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꾸려질 예정이다.

 

외고산 옹기마을이 특별한 이유는 축제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전국 옹기의 절반 이상이 만들어지는 국내 최대 옹기 집산지로 꼽힌다. 마을 전체가 옹기와 함께 숨 쉬고, 골목과 작업장, 박물관과 체험관이 한 덩어리로 이어져 있어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풍경을 만든다. 울산옹기박물관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옹기도 전시돼 있어, 단순한 공예 마을을 넘어 살아 있는 생활문화의 현장으로 읽힌다.

 

그래서 울산옹기축제는 흔한 지역 행사와 결이 조금 다르다. 무언가를 보고 돌아서는 축제가 아니라, 흙이 그릇이 되는 시간을 직접 가까이에서 느끼는 축제에 가깝다. 올해 축제는 드론과 불꽃 연출로 문을 열고, 옹기 체험과 주민 참여 공연, 먹거리 프로그램까지 더해 외고산 옹기마을의 정취를 한층 넓게 펼칠 예정이다. 봄날의 울산이 대왕암이나 바다 풍경만으로 기억되지 않는 이유도 이런 결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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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한민국축제콘텐츠 대상을 수상한 이순걸 울주군수(제공=울주군)

 이번 공모전 수상은 축제의 품격도 다시 끌어올렸다. 옹기는 오래도록 저장과 발효, 살림의 도구였지만 이제는 전통 공예이자 디자인 오브제로도 다시 읽힌다. ‘질푸레독’이 주목받은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 옛 기법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말할 수 있을 때, 전통은 박제되지 않고 살아남는다. 울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전통 옹기의 가치와 현대적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 작품들을 통해 옹기문화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이번 축제는 분명한 이유가 된다. 외고산 옹기마을은 보는 여행과 만지는 여행이 함께 가능한 드문 장소다. 흙냄새가 남은 작업장의 온기, 박물관 전시실의 묵직한 질감, 축제장에 모이는 사람들의 활기까지 한자리에서 겹친다. 특히 수상작 전시는 축제의 화제성을 넘어, 울산이 왜 옹기의 도시로 불리는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좋은 여행지는 한 장의 풍경보다 한 도시의 시간을 보여준다. 외고산 옹기마을이 그렇다. 올해 대상작 ‘질푸레독’은 상 하나를 받은 작품을 넘어, 울산이 오래 지켜온 손의 기술과 생활의 미감을 다시 꺼내 보인 결과물에 가깝다. 5월의 울산옹기축제는 그래서 축제이면서 전시이고, 여행이면서도 문화의 현장이다. 올봄 울산에서 가장 오래 남을 장면은 어쩌면 바다가 아니라, 잘 구워진 흙 한 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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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울산 옹기축제(제공=울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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