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준시
전국날씨날씨 불러오는 중…
2010.5~현재 · 누적 방문자 집계 중

이 기사를 다른 언어로 읽어보세요

트래블아이에서 저장한 영어·일본어·중국어 번역본을 언어별 주소로 불러옵니다.

뉴스

평창의 강이 깨어난다…지구의 날, 물가에서 열린 축제

4월 22일 평창강 물환경 체험센터서 실천형 환경축제

컵 만들기·플로깅·어스아워·공연까지

김보라 기자
평창의 강이 깨어난다…지구의 날, 물가에서 열린 축제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 평창의 봄은 늘 산에서 먼저 시작되는 듯하지만, 올해 지구의 날은 강가에서 먼저 숨을 고른다. 4월 22일 평창강 물환경 체험센터에서 열리는 ‘2026 지구의 날 환경 축제’는 거창한 구호보다 생활 속 실천을 앞세운 자리다. 푸른 산과 맑은 물이 가까운 고장에서, 환경은 더 이상 멀리 있는 의제가 아니라 일상과 여행의 태도를 함께 바꾸는 문제로 다가온다. 평창군은 이번 행사를 기후변화 주간 캠페인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묶어 군민 참여형 실천 문화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16.jpg
평창 지구의 날 축제 (제공=평창군)

 이번 축제의 슬로건은 ‘맑은 평창, 푸른 지구’다. 세계 지구의 날 2026의 공식 주제가 ‘Our Power, Our Planet’인 점을 떠올리면, 평창의 행사는 그 거대한 구호를 아주 지역적인 언어로 바꿔낸다. 멀리서 지구를 걱정하는 대신, 내가 쓰는 컵 하나와 손수건 하나, 내가 줍는 쓰레기 하나에서 출발하자는 제안이다. 그래서 이번 축제는 선언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행사에 가깝다.

 

행사장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나만의 컵·손수건 만들기’ 체험이 열리고, 쓰레기를 주우며 걷는 플로깅과 대중교통 이용 실천, 어스아워 소등 참여 같은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평창군시설관리공단은 올바른 쓰레기 배출과 종량제 봉투 활용법을 알리고, 한국환경공단 평창수도통합센터는 수돗물 음용 인식 개선과 일회용품 저감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축제라기보다 작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현장 교실에 더 가깝고, 그래서 오히려 더 오래 남을 가능성이 크다.

 

장소가 평창강 물환경 체험센터라는 점도 의미가 선명하다. 평창군의회 회의록에는 이 공간이 수생식물과 어류 등 남한강 수계 최상류의 수생태계를 배우는 교육장으로 소개돼 있다. 이름 그대로 물과 환경을 몸으로 익히는 공간인 셈이다. 행사 하루를 보내고 나면 축제장 하나를 다녀온 것이 아니라, 평창이라는 지역이 왜 ‘청정’이라는 말로 불리는지 그 배경까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볼거리도 제법 풍성하다. 지난 3월부터 진행된 온라인 사진 공모전 ‘아름다운 지구, 지구를 위한 행동’ 수상작과 어린이 환경 사랑 글짓기·그리기 대회 수상작이 전시되고, 아카펠라 그룹 ‘별의별’과 평창 오카리나 동호회의 축하 공연도 이어진다. 환경 행사가 딱딱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걷어내고,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축제로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아이는 그림으로, 

어른은 사진과 음악으로 같은 메시지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어울리는 일정이다.

 

이 행사가 더 반가운 이유는 평창의 자연이 이미 그런 메시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문화관광은 평창강을 따라 걷는 길을 지역의 대표 자연 코스로 소개하고 있다. 주진리와 용항리 강변길에서는 숲과 강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지고, 시원한 강바람과 물소리를 따라 걷는 재미가 살아난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과 선재길처럼 평창의 대표 걷기 여행지들도 결국 자연을 천천히 만나게 하는 길들이다. 이번 지구의 날 축제는 그런 평창의 풍경을 하루짜리 행사 안에 압축해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다.

 

평창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이번 행사가 환경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청정 평창을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에 함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말은 평창 같은 지역에서 더 크게 울린다. 자연이 좋은 곳일수록 지키는 일은 더 섬세해야 하고, 관광이 활발한 곳일수록 실천의 방식도 더 생활 속으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봄 여행이 사진 한 장으로 끝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그 풍경을 어떻게 대했는지가 함께 기억된다.


올해 평창의 지구의 날은 축제이면서 동시에 연습이다. 일회용품을 덜 쓰고, 강가를 걸으며 쓰레기를 줍고, 불을 잠시 끄는 일. 작고 느린 행동이지만, 결국 도시의 공기와 물을 바꾸는 힘은 그런 데서 나온다. 4월 22일 평창강 물환경 체험센터에서 시작되는 하루는 봄 소풍처럼 가볍게 열리겠지만, 그 여운은 생각보다 길게 남을 듯하다. 지구를 지키는 일도, 여행을 더 잘하는 일도 어쩌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해시태그

 

KEEP EXPLORING

이어서 읽을 여행기사

검색하거나 + 버튼을 눌러 같은 섹션의 기사를 계속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