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준시
전국날씨날씨 불러오는 중…
2010.5~현재 · 누적 방문자 집계 중

이 기사를 다른 언어로 읽어보세요

트래블아이에서 저장한 영어·일본어·중국어 번역본을 언어별 주소로 불러옵니다.

문화예술

지리산 아래 울린다…구례 가야금의 이틀

5월 2~3일 전국 경연, 하루 앞선 1일엔 24주년 축하공연

산조·병창·창작 14개 부문 무대… 봄의 구례가 국악으로 깊어진다

김보라 기자
지리산 아래 울린다…구례 가야금의 이틀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봄의 구례가 다시 가야금 소리로 찬다. 지리산 능선이 내려다보고 섬진강이 감싸는 고장에서, 악기 하나가 도시의 공기를 바꾸는 시간이 다가온다. 제24회 구례 전국 가야금 경연대회가 5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열리고, 하루 앞선 1일 오후 5시에는 섬진아트홀에서 24주년 기념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봄꽃 구경을 위해 찾던 남도 여행길이 이번엔 국악의 울림으로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보도자료(20260421_개최).JPG
구례, 제24회 구례 전국가야금경연대회 및 축하공연 (제공=구례군)

이번 대회는 초·중·고등부, 신인부, 대학부, 일반부로 나뉘어 진행되며, 가야금 산조와 병창, 창작을 포함한 14개 부문에서 전국의 연주자들이 기량을 겨룬다. 수상의 무게도 크다. 일반부 대상에는 대통령상, 금상에는 국가유산청장상, 대학부 대상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이 걸려 있다. 3월 초부터 참가 접수가 진행됐고, 신청은 4월 19일 마감됐다. 구례군청도 공연·행사 항목을 통해 이번 대회 접수 소식을 별도로 안내했다.

 

눈길을 끄는 건 본 경연에 앞서 열리는 축하공연이다. 무대는 사회자 이예랑의 진행 아래 가야금 산조와 병창, ‘심청가’ 중 방아타령, 창작 공연, 남도민요 ‘육자백이’, 민속무용 ‘버꾸춤’까지 폭넓게 펼쳐진다. 역대 수상자와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점도 반갑다. 경연의 긴장감보다 먼저, 구례가 지닌 소리의 결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성격이 짙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경쟁의 현장을 보기 전, 이 고장이 왜 국악의 무대로 불리는지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순서다.

 

구례에서 이 대회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곳은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분야의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는 서공철 명인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국악원 아카이브는 서공철을 가야금산조와 병창의 맥을 잇는 중요한 인물로 소개하고, 서공철류 산조를 자유분방하면서도 높은 기량을 요구하는 음악으로 설명한다. 오래 이어진 이 음악적 뿌리가 지금의 전국 경연대회와 맞닿아 있는 셈이다. 구례가 단지 자연 풍경이 좋은 여행지가 아니라, 소리의 전통을 품은 예향으로 다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대회는 구례를 다르게 만나는 계기이기도 하다. 흔히 구례는 지리산 노고단으로 오르는 길목이자 섬진강을 따라 걷는 고장으로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5월 초 이틀 동안은 풍경이 음악과 나란히 선다. 낮에는 강과 산을 걷고, 저녁에는 섬진아트홀로 들어가 현의 떨림을 듣는 식의 일정도 가능하다. 봄의 구례를 꽃과 녹음으로만 기억했던 사람이라면, 이번에는 소리로 남는 여행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군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두고 서공철 명인의 고향이자 예향 구례에서 열리는 뜻깊은 자리라고 밝혔다. 그 말처럼 이번 행사는 단순한 경연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지역의 전통을 오늘의 무대 위로 불러내고, 관객과 연주자, 여행자와 지역 예술인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시간에 가깝다. 화려한 축제 문구보다 오래 남는 것은 결국 한 줄의 가락일지 모른다. 올해 5월의 구례는 그 조용하고 깊은 한 줄을 다시 꺼내 들 준비를 마쳤다.


관광지는 풍경으로 기억되지만, 어떤 도시는 소리로 남는다. 구례가 그렇다. 지리산 자락 아래서 시작된 가야금의 떨림은 무대를 지나 거리와 강바람 속으로 번져갈 것이다. 5월 초 구례 여행은 봄을 보는 일정이 아니라, 봄을 듣는 일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KEEP EXPLORING

이어서 읽을 여행기사

검색하거나 + 버튼을 눌러 같은 섹션의 기사를 계속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