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해마다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어나던 벚꽃 대신, 올해부터는 하얀 쌀밥을 닮은 ‘이팝나무’ 꽃무리가 안양천변을 수놓는다. 안양시가 노후화된 가로수를 정비해 도시 미관을 살리고 시민들에게 쾌적한 산책길을 선사하기 위한 대대적인 나무 심기에 나섰다.
안양시는 만안구 안양동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 아파트 인근 안양천서로 일대의 가로수 개선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식재를 넘어, 시민들이 매일 걷는 일상의 통로를 질 높은 휴식 공간으로 바꾸는 ‘녹색복지’의 일환이다.
그간 해당 구간을 지켜온 왕벚나무들은 수종 특성상 병충해에 취약해 고사목이 자주 발생하고, 가지가 부패하면서 수형이 뒤틀리는 등 도시 미관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기존 벚나무를 대신해 생명력이 강하고 경관 가치가 높은 이팝나무를 선택한 것이다.
총 1억 3,2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공사를 통해 키 큰 나무인 이팝나무 64주가 새롭게 자리를 잡는다. 5월 중순 이후 하얀 꽃이 만개하는 이팝나무는 마치 눈이 내려앉은 듯한 풍경을 자아내며 한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시민들에게 계절감을 가득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큰 나무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시는 이팝나무 아래로 남천 등 키 작은 나무 약 3,700본을 함께 심어 입체적인 녹지 환경을 조성한다. 위로는 하얀 꽃구름이, 아래로는 푸른 관목층이 형성되면서 안양천변은 한층 풍성한 숲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특히 이번 사업이 추진되는 안양천서로 구간은 대규모 주거 단지와 인접해 있어 주민들의 산책 수요가 매우 높은 곳이다. 시는 이번 정비를 통해 고사한 나무가 주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지우고, 일상에서 자연을 체감할 수 있는 쾌적한 ‘도심 속 정원’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 이달 말까지 모든 식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도시녹지의 질적 향상은 시민들의 삶의 만족도와 직결된다. 단순히 나무를 심는 행위를 넘어,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기능적 측면까지 고려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벚꽃이 진 뒤의 아쉬움을 달래줄 이팝나무의 하얀 물결은 안양의 새로운 명소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안양시 관계자는 “이번 가로수 개선 사업은 도시 경관을 한층 세련되게 바꾸는 것은 물론, 시민들에게 보다 건강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도 일방적인 행정이 아닌, 시민들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녹색복지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안양시는 최근 안양천 일대를 ‘국가정원’급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인프라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이팝나무 거리 조성 역시 그 거대한 밑그림 중 하나로, 수천 그루의 관목과 조화를 이룬 명품 가로수길은 안양천을 찾는 여행객과 주민들에게 큰 기쁨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