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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장애이해공모전, 지리산 고을의 교실을 더 넓혔다

포스터·동시 넘어 UCC까지… 구례 학생들, 휠체어를 타봤다

김보라 기자
구례군...장애이해공모전, 지리산 고을의 교실을 더 넓혔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구례에서 올해 가장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수업이 열렸다. 교실 안에서 장애를 말로만 배우는 대신, 직접 휠체어를 타 보고 불편을 느끼고, 그 마음을 그림과 시, 영상으로 풀어낸 시간이었다. 제4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열린 구례군장애인복지관의 ‘2026년 장애이해공모전’은 그래서 단순한 학생 공모전보다 한 발 더 나아간다. 아이들이 장애를 ‘주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감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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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장애이해공모전(제공=구례군 장애인복지관)

 

 

올해 공모전은 변화의 폭이 컸다.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맞춰 이어오던 행사를 초등학생 중심에서 초·중·고등학생으로 넓혔고, 기존 포스터와 동시 분야에 더해 중·고등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UCC 부문도 새로 열었다. 지역 9개 학교에서 작품이 접수됐고, 심사를 거쳐 복지관장상 15점과 특별상 7점이 선정됐다. 구례군청, 전라남도구례교육지원청, 구례소방서, 국립공원공단 지리산전남사무소 등 지역 기관들이 직접 특별상 수여에 참여한 점도 이번 공모전의 결을 더욱 또렷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눈에 남는 건 학생들의 체감이다. 수상 학생이 휠체어 체험을 하며 “잘 갖춰진 시설도 많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느끼는 불편함도 있었다”고 밝힌 대목은 이번 공모전의 성격을 압축해 보여준다. 장애이해 교육이 머리로 끝나는 설명이 아니라, 몸으로 겪고 주변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경험으로 옮겨간 셈이다. 공모전이 끝나도 이 감각은 학교 복도와 통학길, 동네 시설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눈에 오래 남을 가능성이 크다.

 

구례군장애인복지관은 구례읍 동편제길 30에 자리하고 있다. 지역 안에서 장애인 복지와 일상 지원을 이어온 이 공간은 해마다 장애인의 날을 계기로 공모전과 캠페인을 열며 인식 개선의 폭을 넓혀왔다. 지난해에는 초등학생 대상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청소년까지 참여 범위를 확장하며 한층 성숙한 지역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몸집을 키웠다. 작은 군 단위 지역에서 이런 변화가 나왔다는 점이 더 반갑다.

 

올해 장애인의 날 슬로건은 “당연한 일상,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이다. 구례의 이번 공모전은 그 문장을 가장 생활 가까운 자리에서 실감하게 만든 사례로 읽힌다. 거창한 구호를 외치기보다, 학생 한 사람이 학교와 마을을 다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지역사회 인식 개선의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일 수 있어서다. 송태영 관장은 학생들이 한층 성숙하고 폭넓은 시각으로 장애를 바라보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축제와 유관 기관 연계 전시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봄의 구례는 늘 꽃과 강, 산길로 먼저 불린다. 그러나 올해 4월의 구례를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장면은 따로 있을지 모른다. 휠체어를 타 본 학생, 친구의 불편을 처음 상상해 본 아이, 그것을 영상과 그림으로 꺼내 놓은 교실의 표정 말이다. 여행지가 결국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장소라면, 이번 공모전이 만든 구례의 풍경도 충분히 오래 남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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