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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이스포츠 동아리 판 키운다

대회 열어주고 상금 보태고 11월 플레이오프까지

김보라 기자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이스포츠 동아리 판 키운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요즘 진주에선 게임이 방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모니터 앞에서 끝나던 승부가 경기장으로 옮겨오고, 취미로 뭉친 동아리와 동호회가 하나의 문화로 자라날 준비를 하고 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꺼내 든 ‘2026 경남 이스포츠 문화조성 프로그램’은 바로 그 흐름 위에 놓인 사업이다. 구경만 하는 이스포츠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직접 기획하고 열고 즐기는 생활형 이스포츠 문화를 키우겠다는 뜻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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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경남 이스포츠 문화조성 프로그램 포스터(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

이번 프로그램의 중심은 경남 이스포츠 상설경기장이다. 진흥원은 도내 이스포츠 동아리·단체가 자체 대회를 열 수 있도록 경기장 PC존을 내주고, 심판 등 운영 인력과 상금, 홍보물, 기록 영상과 사진, 보조경기장 뷰잉 공간까지 묶어 지원한다. 4월부터 11월까지 최소 4회 이상 대회 개최를 돕고, 각 대회 우승팀이 다시 맞붙는 연말 성격의 플레이오프도 11월에 연다. 한 번 반짝하고 끝나는 이벤트보다, 지역 안에 스스로 굴러가는 리그 문화를 심겠다는 구상에 가깝다.

 

무대가 되는 경기장도 제법 상징적이다. 경남 이스포츠 상설경기장은 진주 동진로 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 100주년기념관에 자리하고 있다. 500석 규모의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PC존, 스튜디오실, 편집실, 남강이 내려다보이는 카페와 스카이라운지까지 갖춘 경남 대표 이스포츠 시설이다. 게임을 즐기는 공간을 넘어, 대회와 공연, 이벤트,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품는 복합 문화 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시선이 더 가는 대목은 timing이다. 진주는 이미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아시아 7개국이 참가하는 ‘2026 아시아 이스포츠 대회’를 앞두고 있고, 경남은 올해 대한민국 이스포츠 리그 KEL 3개 전 종목을 유치한 전국 유일의 광역지자체가 됐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FC 모바일, 이터널 리턴이 잇따라 경남 무대에 오르는 흐름 속에서 이번 문화조성 프로그램은 프로와 국가대항전의 열기를 지역 동호회 문화까지 끌어내리는 연결 고리로 읽힌다. 큰 대회가 불꽃이라면, 동아리 리그는 오래 남는 온기다.

 

이 사업이 더 반가운 이유는 방향에 있다. 이스포츠는 이제 보는 경기만이 아니라 기획과 운영, 중계와 현장 경험까지 묶이는 산업이 됐다. 실제로 상설경기장 운영 조직은 문화조성 프로그램뿐 아니라 대회 운영, 투어, 아카데미, 연고팀 지원까지 함께 맡고 있다. 결국 이번 프로그램은 게임을 좋아하는 지역 청년들에게 선수의 자리만이 아니라 운영자와 기획자, 중계 인력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문을 열어주는 셈이다. 김종부 원장도 지역 이스포츠 동아리와 동호회의 자생적 성장을 돕는 밑거름이 되도록 지원을 넓혀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주의 이스포츠 풍경은 이제 경기 결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관람석에서 환호하고, 누군가는 동아리 이름을 걸고 대회를 연다. 지역의 작은 모임이 무대 위로 올라서는 순간, 이스포츠는 산업을 넘어 하나의 지역 문화가 된다. 경남이 이번 프로그램으로 노리는 것도 바로 그 장면일 것이다. 화면 속 세계가 끝내 도시의 표정까지 바꾸는 일, 그 변화가 진주에서 먼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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