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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을 배우는 수업, 강릉서 시작된다

청소년 SDGs 특화 프로그램 개발 본격화

바다·산·마을의 현장을 교실로 바꾸는 강원형 지속가능 교육

김보라 기자
강원을 배우는 수업, 강릉서 시작된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은 늘 풍경으로 먼저 기억되는 곳이다. 바다와 산, 숲과 계곡, 농촌과 탄광의 시간이 한 지역 안에서 겹친다. 그런데 이제 그 풍경이 단지 구경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청소년이 직접 배우고 실천하는 교육 콘텐츠로 바뀔 준비를 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가 ‘지속가능한 청소년활동, 강원을 물들이다’라는 기조 아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주제로 한 청소년 특화 프로그램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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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청소년활동, 강원을 물들이다’라는 기조 아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주제로 한 청소년 특화 프로그램 개발(제공=강원특별자치도)

이번 사업의 출발점은 강릉이다. 센터는 강릉분소를 중심으로 4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2026년 프로그램 개발 TF 1차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는 가톨릭관동대학교 지속가능환경학과 대학원생을 비롯해 도내 청소년 프로그램 개발자와 청소년지도사들이 참여해 강원 지역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설계할 예정이다. 강릉이라는 장소가 선택된 것도 상징적이다. 동해 바다와 해안 도시의 변화, 관광과 환경, 지역 공동체와 청년의 삶이 한데 만나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번 TF가 겨누는 방향은 단순한 이론 교육이 아니다. SDGs 17개 목표를 강원 지역의 특성과 연결해 청소년이 직접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영동권에서는 해양환경과 기후, 산림이 넓게 펼쳐진 내륙권에서는 생태와 자원, 지역 소멸과 공동체 문제까지 현장과 맞닿은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론과 현장 경험을 함께 담은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매뉴얼과 워크북 형태로 제작돼 학교와 지역 기관에 보급될 계획이다. 책상 위 수업이 아니라 강원이라는 삶의 현장을 교재로 삼겠다는 뜻이다.

 

강원특별자치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는 이미 청소년 SDGs 활동지원을 주요 사업 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식 누리집에도 청소년 SDGs 활동지원이 별도 영역으로 제시돼 있고, 강릉분소 역시 영동권 청소년 활동 거점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특화 프로그램 개발은 흩어진 활동을 한 단계 더 체계화하는 작업에 가깝다. 지역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교육 도구를 만들고, 이를 강원 전역으로 넓혀 지속가능 교육의 공통 언어를 세우려는 시도다.

 

사업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총 5회에 걸쳐 진행된다. 1차 회의에서 SDGs 적용 방향과 교육 목표를 설정한 뒤 초안 작성, 중간 점검, 최종 보완, 시범 운영까지 단계적으로 이어진다.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 가능한지 검증한 뒤 강원도 전역으로 확대 보급하는 방식이다. 청소년 정책 사업이 종종 선언에 그치는 것과 달리, 이번 사업은 개발과 시범 운영, 보급까지 비교적 선명한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강릉분소 측은 이번 개발을 계기로 지역 내 다양한 기관과 학교의 협력을 강화하고, SDGs 기반 청소년 교육을 강원 전역으로 확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원에서 지속가능성을 가르친다는 것은 추상적인 구호를 반복하는 일이 아니다. 바다의 변화가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산림과 에너지, 농촌과 관광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지역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묻는 일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그램 개발은 교육사업인 동시에 지역을 다시 읽는 작업이기도 하다. 청소년이 강원을 단순히 사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힘은 의외로 이런 작은 설계에서 시작될 수 있다. 이런 흐름이 자리 잡으면 강원의 미래는 풍경이 아니라 사람의 실천으로 더 오래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강원의 바다와 산, 마을과 골목은 원래도 훌륭한 배움의 현장이었다. 다만 그 현장을 어떻게 읽고 어떻게 연결할지가 늘 과제였다. 이번 TF는 그 과제를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형태로 구체화하려는 첫걸음에 가깝다. 청소년이 강원을 여행하듯 둘러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강원의 문제와 가능성을 직접 배우고 실천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면 이 사업의 의미는 훨씬 커질 것이다. 강릉에서 시작되는 이 수업은 결국 강원 전체를 교실로 바꾸는 작업이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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