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해 질 무렵 탄도항에 서면 안산의 바다는 낮과는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갯벌 위로 바람이 길게 밀리고 풍력발전기 너머로 붉은 노을이 번지면 포구의 시간도 한결 느려진다. 안산시가 이 풍경에 새로운 관광의 의미를 더하기로 했다. 대부도 탄도항의 자연경관과 먹거리를 결합한 ‘해양 치유 및 로컬 미식 체험’ 콘텐츠를 본격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안산시는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는 ‘2026년 빅데이터와 함께하는 똑똑한 컨설팅’ 공모 실증사업 부문에 최종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시가 제안한 사업은 ‘대부도 탄도항 해양 치유 및 로컬 미식 체험 사업’이다.
탄도항은 대부도를 대표하는 서해 낙조 명소다. 하루 두 차례 썰물이 빠지면 1.2㎞ 길이의 갯벌길이 열리고, 누에섬 전망대에 오르면 서해 바다와 등대, 시화방조제, 제부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안산시는 이 풍경을 단순한 드라이브 코스에 머물지 않고, 걷기와 쉼, 미식을 아우르는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대부도의 강점은 이미 충분하다. 탄도항 일대는 서해의 고요한 풍광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대부해솔길 91㎞ 구간 가운데 탄도항·선감도·구봉도 일대는 바다와 가장 맞닿아 걷는 길로 사랑받고 있다. 인근 바다향기수목원도 숲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해양 치유형 관광과의 연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시화방조제 뱃길이 30년 만에 복원되면서 안산 도심에서 대부도로 향하는 접근성도 한층 좋아졌다. 바닷길을 따라 이동하는 경험 자체가 새로운 여행 동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먹거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방아머리 음식문화거리에는 60여 개 음식점이 모여 있어 신선한 회와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 등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대부도 바지락칼국수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해풍을 맞고 자란 대부포도는 높은 당도와 향으로 이름나 있다. 탄도항의 노을을 보고 바닷길을 걷는 여행 뒤에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을 더하면 대부도의 매력은 더욱 또렷해진다.
계절 자원도 풍부하다. 유채꽃과 해바라기 꽃밭, 포도축제 등 사계절 즐길 수 있는 볼거리와 체험 요소가 이어지면서 대부도는 점차 하루 스쳐 가는 곳이 아니라 머물러 즐기는 여행지로 변모하고 있다.
안산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관광 상품을 다각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차별화된 해양관광 사업을 통해 대부도가 서해안을 대표하는 해양관광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금산 전망대 건립, 해양 인프라 확충, 파크골프장 조성 등 관련 사업도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결국 대부도의 경쟁력은 멀리 있지 않다. 바다가 열어주는 길, 바람이 머무는 저녁, 섬이 내어놓는 음식이 이미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 여기에 정교한 관광 기획이 더해진다면 탄도항은 단순한 일몰 명소를 넘어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서해안의 대표 체류형 여행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안산의 이번 시도는 새로운 관광지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아름다운 곳을 더 오래 머물고 싶게 만드는 일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