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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밤인데, 돌고래가 헤엄친다

나비와 꽃, 빛의 나무 사이로 펼쳐진 환상적인 야경

한밤의 정원이 전하는 뜻밖의 위로

최치선 기자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밤인데, 돌고래가 헤엄친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아침고요수목원의 밤은 환하게 밝아서 아름다운 곳이 아니다. 오히려 어둠을 그대로 품은 채, 그 안에서 빛이 얼마나 다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곳에 가깝다. 검은 하늘 아래 나비가 날고, 꽃이 피고, 나무가 푸른 숨을 내쉬는 사이, 멀리 푸른 빛의 들판 위에는 핑크 돌고래 두 마리가 서로 마주 보며 떠 있다. 바다도 아닌 숲속에서, 그것도 한밤중에 만나는 돌고래라니.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비현실적인 풍경이 그날 밤에는 무엇보다 진실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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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수목원 야간 정원 풍경(사진=최치선 기자)

푸른 빛이 끝없이 깔린 들판은 마치 밤이 자기 속마음을 펼쳐놓은 자리 같았다. 그 위에 떠 있는 두 마리 핑크 돌고래는 사랑일 수도, 위로일 수도, 오래 잊고 있던 순한 마음일 수도 있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점점 단단해지고, 설명할 수 있는 것만 믿으려 한다. 그러나 여행은 가끔 설명보다 먼저 감정을 데려온다. 아침고요수목원의 야간경관이 그랬다. 왜 예쁜지 다 말로 풀 수는 없어도, 왜 오래 남는지는 알 것 같은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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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조명(사진=최치선 기자)

커다란 나무를 감싼 푸른 빛은 깊은 침묵처럼 서 있었고, 형형색색의 나비들은 금방이라도 어둠을 털고 날아오를 듯 반짝였다. 길 양옆의 꽃과 덩굴 모양 조형물은 겨울밤에도 생명이 끝나지 않았다는 듯 환하게 살아 있었다. 그 모든 빛 사이에서 가장 오래 눈길을 붙잡는 것은 역시 서로를 향해 몸을 기울인 핑크 돌고래 두 마리였다. 혼자 빛나는 장면보다 둘이 마주한 장면이 더 따뜻한 이유를, 그 밤의 정원은 조용히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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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조명숲에서 헤엄치는 핑크돌고래 두 마리가 정겹다(사진=최치선 기자)

아마 사람도 그럴 것이다. 혼자 견디는 힘도 필요하지만, 결국 한 사람을 다시 앞으로 걷게 하는 건 어둠 속에서 마주 보는 또 하나의 존재인지 모른다. 말없이 곁을 내주는 풍경일 수도 있고, 함께 걷는 사람일 수도 있고, 잠시 스쳐도 오래 남는 한 장면일 수도 있다. 아침고요수목원의 밤은 바로 그런 생각을 남겼다. 빛은 화려했지만 요란하지 않았고, 감동은 컸지만 과장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곳의 야경은 단순히 ‘예쁜 밤풍경’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람의 마음이 잠시 단단함을 풀고, 다시 부드러워지는 시간에 가깝다. 푸른 들판 위의 핑크 돌고래 두 마리는 한순간의 장식이 아니라,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작은 징표처럼 보였다. 그 밤 이후에도 오래 기억나는 건 불빛의 숫자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서로를 향해 가고 있던 두 개의 분홍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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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수목원 정원조명(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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