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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울산 여행,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 출발, 첫 코스는 대왕암공원

울기등대와 해안산책로까지 이어지는 울산 동구의 대표 풍경

김보라 기자
울산 여행,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울산 여행은 대왕암공원에 닿는 순간 표정이 달라진다. 숲길을 걷다가도 금세 바다가 시야를 밀어 올리고, 바다를 보다 보면 어느새 전설과 바위와 등대가 한 장면 안으로 들어온다. 도시를 빠져나와 가장 먼저 만나야 할 울산의 첫 얼굴이 바로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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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암풍경(사진=트래블아이)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을 나서 동해 쪽으로 차를 몰면 울산은 생각보다 빨리 바다의 도시가 된다. 도심의 결은 서서히 옅어지고, 대신 짭조름한 바람과 해송 냄새가 여행의 속도를 바꾼다. 대왕암공원은 울산 동구 일산동 해안에 자리한 대표 해안공원이다. 울산 관광 정보에서 꾸준히 핵심 명소로 소개되는 곳이고, 넓은 공원과 기암괴석 해안, 일산해수욕장까지 맞물려 울산 바다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소로 꼽힌다. 공원 주소는 동구 등대로 95 일원이며, 울산 관광 누리집에서도 대왕암공원을 동구를 대표하는 자연 명소로 안내하고 있다.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여행자의 걸음을 붙드는 것은 송림이다. 대왕암공원에는 100년 세월을 견딘 해송이 빼곡하고, 공식 안내에는 1만5천 그루의 송림이 이어진다고 적혀 있다. 이 숲길은 단순히 공원 진입로가 아니라, 바다를 만나기 전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게 하는 예비 장면에 가깝다. 햇빛은 소나무 가지 사이로 부드럽게 부서지고, 바람은 숲을 한 번 통과한 뒤 한결 순해진 얼굴로 사람 곁에 닿는다. 서두르지 않고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대왕암공원을 찾은 이유가 절반쯤 설명된다. 송림길 코스는 약 40분 정도 소요돼 산책하듯 둘러보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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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암공원 산책로에 만개한 벚꽃(사진=트래블아이)

 

숲길을 지나 해안으로 나가면 공원의 진짜 얼굴이 열린다. 파도에 깎인 바위들이 바다 가장자리에 길게 누워 있고, 그 위로 동해의 푸른 숨이 세차게 밀려온다. 이곳에는 탕건암과 용굴, 할미바위처럼 저마다 이야기를 품은 전설바위들이 이어진다. 대왕암이라는 이름 역시 전설과 깊게 맞닿아 있다. 이 일대에는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은 뒤 호국룡이 되어 바위 아래 잠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그래서 바다를 바라보는 풍경도 단순한 절경을 넘어 오래된 서사의 공간처럼 다가온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는 분명 현실인데, 바위의 이름과 형상은 자꾸 상상 쪽으로 사람을 끌고 간다.

 

대왕암공원의 백미는 역시 출렁다리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이 다리는 공원 북측 해안가 햇개비와 수루방을 잇는 해상 보행교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오후 5시 40분에 입장이 마감된다. 매월 둘째 주 화요일과 설날·추석 당일은 정기 휴장이고, 우천이나 강풍, 호우, 태풍, 해무 등 기상 여건에 따라 통제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다리 위에 올라서면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 아래로 밀려드는 물결이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오며 바다 한가운데 잠시 몸을 띄운 듯한 기분을 준다. 멀리서 볼 때와 직접 건널 때의 울산 바다는 전혀 다르다.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발을 옮길수록 바다의 높이와 바람의 세기가 몸으로 전달된다.

 

대왕암공원은 출렁다리 하나로 끝나는 곳이 아니다. 바닷가길, 전설바위길, 송림길, 사계절길 등 네 갈래 둘레길이 마련돼 있어 취향에 따라 걷는 재미가 다르다. 바닷가길은 슬도까지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로 약 40분이 걸리고, 전설바위길은 이름 그대로 기암과 설화를 가까이서 만나는 코스다. 사계절길은 봄이면 왕벚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어 공원의 분위기를 또 한 번 바꿔놓는다. 여기에 울기등대까지 함께 둘러보면 울산 해안의 시간이 한층 깊어진다. 울기등대는 1906년 설치된 옛 등대와 1987년 새로 세운 등대가 함께 남아 있는 장소로, 기존 등대는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대왕암의 절경이 자연의 힘이라면, 울기등대는 그 바다를 오래 바라본 시간의 표정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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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 전경(제공=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출발하는 첫 코스로 대왕암공원이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울산의 산업적 인상보다 먼저, 바다와 숲과 바람이 살아 있는 도시의 본래 얼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짧은 산책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천천히 걸을수록 이 공원의 진가는 더 분명해진다. 송림에서 한 번 숨을 고르고, 전설바위 앞에서 걸음을 늦추고, 출렁다리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본 뒤, 울기등대 앞에서 다시 멈춰 서는 순서. 그 단순한 흐름만으로도 울산 1박 2일의 첫 장면은 충분히 완성된다.


대왕암공원은 울산의 바다를 보는 곳이 아니라 울산의 바다에 들어서는 곳에 가깝다. 숲을 지나고, 파도 소리를 듣고, 바위 앞에 서고, 다리 위에서 바람을 맞는 동안 여행자는 어느새 이 도시의 리듬 안으로 들어간다. 울산의 첫 문장을 어디서 써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어렵지 않다. 대왕암공원에서 시작한 하루는 오래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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