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뉴욕은 역시 뉴욕이었다.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과 국제여행 수요 둔화 속에서도 뉴욕은 지난해 다시 사람을 끌어모았다. 2025년 한 해 뉴욕을 찾은 방문객은 6500만명. 숫자만 큰 것이 아니었다. 도시 전역에 남긴 경제적 파급효과는 847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128조원에 이르렀다. 여행객이 쓰고 간 직접 지출만 556억달러였고, 지방정부와 주정부 세수도 75억달러로 집계됐다. 관광산업이 떠받친 일자리는 39만7000개에 달했다. 맨해튼만이 아니라 브루클린, 퀸스, 브롱크스, 스태튼아일랜드까지 뉴욕 5개 행정구 전체가 그 온기를 함께 나눠 가진 셈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회복의 방식이다. 지난해 뉴욕 방문객은 전년보다 0.7% 늘었는데, 그 중심에는 국내 여행객이 있었다. 국내 관광객은 5240만명으로 1.7% 증가하며 전체 흐름을 이끌었다. 반면 국제 방문객은 1250만명으로 3.2% 줄었다. 다만 감소 폭은 예상보다는 작았다. 영국, 이탈리아, 멕시코 등 일부 핵심 시장은 오히려 늘었다. 뉴욕이 여전히 세계 여행자들의 장바구니 안에 들어 있다는 뜻이다. 일상 여행 수요도 거의 팬데믹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일반 여행객은 5240만명으로 2019년 정점의 99%까지 올라왔고, 비즈니스 여행객도 1260만명으로 천천히 복원 중이다. 지난해 뉴욕이 유치한 미팅과 이벤트는 1515건, 확보한 객실박은 약 34만5000실이었다.
호텔 시장은 더 노골적이다. 뉴욕은 미국 상위 25개 시장 가운데 객실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평균 점유율은 84.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판매된 객실박은 3810만실로 2% 늘었다. 평균 객실요금은 334달러까지 올라 전년보다 5% 상승했다. 특히 럭셔리와 업스케일 호텔의 흐름이 강했다.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경험에 돈을 쓰는 여행객이 여전히 뉴욕으로 몰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호텔 객실은 약 12만4000실로 2% 증가했고, 2028년까지 5778실이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많이 왔고, 더 오래 머물렀고, 더 비싼 방도 채워졌다는 이야기다.
뉴욕의 진짜 강점은 숫자보다 구조에 있다. 한 도시 안에서 공연, 미술관, 레스토랑, 쇼핑, 스포츠, 비즈니스 행사가 동시에 돌아가고, 그 흐름이 서로의 손님을 다시 불러들이는 순환을 만든다. 관광객 한 사람이 와서 호텔에 묵고, 식당에 들르고, 문화시설을 찾고, 소매상점에서 돈을 쓰는 동안 도시 전체가 연결된다. 그래서 관광은 뉴욕에서 단순한 방문 산업이 아니라 도시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동한다. 지난해 국제 방문객이 전체의 약 5분의 1 수준이었는데도 관광 지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점은 이런 구조를 잘 보여준다. 적게 와도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쓰는 손님이 여전히 뉴욕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올해 전망도 밝다. 뉴욕은 2026년 방문객이 6630만명으로 2%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관광객은 5340만명으로 2019년 최고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방문객도 1290만명으로 반등이 점쳐진다. 특히 2026 FIFA 월드컵은 결정적인 변수다. 뉴욕·뉴저지 권역에는 약 120만명의 방문객이 몰리고, 33억달러의 경제효과와 26만개가 아닌 2만6000개의 일자리 기여가 기대된다. 내년 뉴욕은 단순히 회복을 넘어 다시 한 번 세계의 중심 무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뉴욕은 늘 비싸고 복잡하고 붐비는 도시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다시 그곳으로 간다. 이유는 분명하다. 뉴욕은 여전히 여행자에게 가장 압도적인 도시 경험을 건네는 곳이기 때문이다. 숫자는 그 사실을 뒤늦게 확인해주는 표지판에 가깝다. 6500만명이 몰린 도시는 이미 다시 살아났다. 이제 남은 것은, 그 거대한 회복세가 2026년 월드컵과 함께 어디까지 더 치솟을지 지켜보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