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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특집] 서울·부산 아니었다…지금 뜨는 여행지 10곳

부안·태안·삼척부터 부여·원주까지 예약 먼저

유명 관광지 밖에서 터진 반전, 국내 여행 흐름

김보라 기자
[특집] 서울·부산 아니었다…지금 뜨는 여행지 10곳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국내 여행의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한때는 서울, 부산, 제주처럼 이미 잘 알려진 곳으로 쏠렸다면, 이제는 풍경의 결이 다르고 지역의 표정이 살아 있는 도시들이 더 빠르게 떠오른다. 올해 국내 트렌딩 여행지 10곳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뚜렷하다. 

 

[사진7] 가평 – 마이다스 호텔&리조트.jpg
가평 – 마이다스 호텔&리조트.(제공=부킹닷컴)

 

멀리 가지 않아도 좋고, 요란하지 않아도 좋고, 대신 그 지역만의 공기와 속도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앞줄로 올라섰다는 점이다. 예약 증가 흐름으로 잡힌 지역은 부안, 태안, 포천, 구리, 삼척, 보령, 가평, 부여, 의정부, 원주였다. 예약 데이터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의 숙박 흐름을 바탕으로 집계됐고, 상위 1000개 여행지 가운데 증가폭이 두드러진 곳을 중심으로 추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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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 대천 우연플로라호텔(왼쪽)과 하운드호텔 대천해수욕장점(오른쪽).(제공=부킹닷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변화는 바다를 대하는 방식이다. 부안과 태안, 삼척, 보령은 모두 해안 도시지만 결은 서로 다르다. 부안은 변산반도와 채석강, 내소사 같은 풍경이 한 도시 안에서 차분하게 이어진다. 태안은 만리포와 천리포수목원, 신두리 해안사구를 앞세워 서해의 생태와 낙조를 함께 보여준다. 특히 신두리 해안사구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안 사구로 꼽히며, 단순한 바다 구경을 넘어 자연 지형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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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 소노벨 변산(제공=부킹닷컴)

 

삼척은 장호항과 해상 케이블카, 환선굴, 덕봉산 해안길로 동해 특유의 시원한 선을 드러내고, 보령은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 상화원으로 익숙한 서해를 다시 보게 만든다. 바다를 향한 관심이 ‘유명 해수욕장’에서 ‘머물고 걷고 보고 싶은 해안 도시’로 넓어졌다는 뜻이다.

 

역사와 문화가 다시 여행의 중심으로 들어온 점도 눈에 띈다. 부여는 그 상징에 가깝다. 백제문화단지와 궁남지, 부소산성과 낙화암을 따라 걷는 시간은 단순한 답사가 아니라 한 시대의 잔향을 밟아보는 산책에 가깝다. 궁남지는 백제 무왕 시기의 궁궐 남쪽 연못으로 전해지고, 부소산성 일대는 숲길과 유적이 함께 이어져 역사 여행의 밀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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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 롯데 부여 리조트(제공=부킹닷컴)

 

원주는 문화와 자연이 맞물린 사례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은 건축과 자연을 함께 보는 장소로 자리 잡았고,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출렁다리와 울렁다리, 잔도, 케이블카를 더하며 원주를 대표하는 복합 관광지로 확장됐다. 익숙한 관광지를 소비하는 시대에서, 한 도시를 천천히 읽어내는 여행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수도권 근교 도시의 약진도 흥미롭다. 포천, 구리, 가평, 의정부는 모두 서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포천은 산정호수와 아트밸리, 한탄강 협곡과 비둘기낭폭포를 묶어 하루짜리 나들이를 1박 체류로 바꾸는 힘이 있다. 구리는 동구릉과 왕숙천, 아차산 같은 공간을 앞세워 ‘멀리 떠나지 않아도 여행은 가능하다’는 감각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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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 한화리조트 산정호수 안시(제공=부킹닷컴)

 

가평은 북한강과 정원, 수목원, 카페와 수상레저가 섞이면서 오래된 근교 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의정부는 부대찌개 거리와 북한산 접근성, 레저 시설을 바탕으로 생활권 여행지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 거창한 계획보다 짧고 선명한 휴식, 교통 부담이 적은 이동, 당일치기와 1박 사이의 유연한 선택이 지금의 여행자들을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10곳을 하나로 묶는 더 큰 키워드는 ‘체험되는 지역성’이다. 누군가는 부안에서 절벽과 낙조를 보고, 누군가는 태안에서 모래언덕과 수목원을 걷고, 누군가는 부여에서 백제의 시간을 더듬고, 또 누군가는 원주에서 미술관과 산악 보행교 사이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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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 아일랜드캐슬 호텔&워터파크(왼쪽)와 스테이132(오른쪽)(제공=부킹닷컴)

 

여행이 더 이상 유명세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역이 가진 고유한 질감, 그곳에서만 가능한 풍경, 짧게 다녀와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중요해졌다. 이런 흐름은 최근 국내 여행 전반에서 두드러지는 ‘나만의 방식’ ‘경험 중심’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대신 자기 취향에 맞는 도시를 고르는 여행이 강해지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들이 빠르게 앞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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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촛대바위(사진=트래블아이)

 

올해 국내 여행 지도를 다시 펼치면 중심은 조금 옮겨가 있다. 가장 화려한 곳보다 가장 자기다운 곳, 가장 붐비는 곳보다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 선택받고 있다. 부안의 절벽, 태안의 모래, 포천의 협곡, 삼척의 바다, 부여의 시간, 원주의 건축과 산길이 그 변화를 말해준다. 이제 여행자는 ‘어디가 유명한가’보다 ‘어디가 나와 잘 맞는가’를 묻는다. 그래서 지금 뜨는 도시는 더 크고 더 화려한 곳이 아니라, 제 얼굴을 잃지 않은 곳들이다.


[사진2] 태안 - 태안 만리포 필 호텔.jpg
태안 - 태안 만리포 필 호텔(제공=부킹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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