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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마을만 보던 곡성, 이제 골목이 여행을 만든다

‘옹기종기 마음정원 투어’ 2차 시범운영 진행

정원·상권·창작공간 잇는 주민 주도형 로컬투어

김보라 기자
기차마을만 보던 곡성, 이제 골목이 여행을 만든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곡성 여행의 중심이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 익숙한 기차마을에서 한 걸음 벗어나 골목과 정원, 생활의 결을 따라 걷는 도심 투어가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곡성군이 시가지 한복판에서 다시 점검한 ‘옹기종기 마음정원 투어’는 이제 단순한 시범 코스를 넘어, 주민이 직접 이끌 생활형 여행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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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종기 마음정원 투어 (제공=곡성군)

 

전남 곡성군은 지난 27일 곡성읍 시가지 일원에서 ‘옹기종기 마음정원 투어’ 2차 시범운영을 진행했다. 이번 점검은 앞서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진 1차 투어를 거친 뒤, 향후 실제 운영을 맡게 될 주민 참여자들이 코스를 직접 체험하며 완성도를 살펴보는 단계로 마련됐다. 단순히 길을 걷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어떤 흐름으로 움직이고 어디에서 머물며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를 현장 중심으로 확인한 자리였다.

 

이번 투어의 핵심은 곡성의 일상을 관광으로 바꾸는 데 있다. 사업은 행정안전부 로컬브랜딩사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으며, 곡성라운지 ‘옹기종기’를 거점으로 생활형 로컬투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곡성을 찾는 관광 흐름이 섬진강기차마을과 동화정원 같은 대표 명소에 집중됐다면, 이 사업은 그 발길을 곡성읍 골목과 생활권으로 끌어와 도심 전체의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에 가깝다. 눈에 띄는 랜드마크보다 사람 사는 공간의 온기와 이야기를 여행 자원으로 바꾸겠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실제 동선도 그런 방향을 보여준다. 참가자들은 낭만가옥 달꼴에서 출발해 사업 취지와 운영 방향을 공유한 뒤 학정천과 감성충전길을 따라 도심 산책 코스를 체험했다. 골목길과 생활 공간을 지나며 방문객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눴고, 투어를 마친 뒤에는 곡성창작소 온에서 차담회를 열어 코스 전반을 다시 점검했다. 곡성의 오래된 동네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배경이 아니라, 머물며 듣고 걷는 무대가 될 수 있는지 시험해 본 셈이다.

 

‘옹기종기 마음정원 투어’는 세 갈래로 구성된다. 골목과 정원을 중심으로 한 ‘마음의 정원’, 지역 상권과 일터를 잇는 ‘일의 정원’, 창작 공간과 예술 활동을 연결하는 ‘창작의 정원’이다. 이 세 축은 곡성읍 도심의 생활 풍경을 단순한 산책 코스가 아니라 관계와 이야기의 흐름으로 엮어내려는 장치다. 여행객은 정원을 보고, 상점을 지나고, 창작 공간을 만나는 동안 지역의 하루와 조금 더 가까워진다. 주민이 직접 운영자로 나선다는 점도 이 투어의 힘이다. 설명을 외워 전달하는 방식보다, 스스로 살아온 동네를 자기 말로 풀어내는 쪽이 훨씬 오래 남기 때문이다.

 

곡성군 관계자는 “이번 시범운영은 옹기종기 친구들이 직접 참여해 투어를 경험하고 운영 관점을 체득하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며 “앞으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코스를 보완하고 곡성라운지를 거점으로 한 주민 주도형 로컬투어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이번 사업의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관광객을 데려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여행의 주체가 되고 골목이 지역 경제와 다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관광지는 종종 유명한 장소 하나로 기억되지만, 오래 남는 여행은 대개 이름 없는 길에서 완성된다. 곡성의 새 실험은 바로 그 길에 주목한다. 기차마을 너머로 걸음을 넓히고, 골목과 정원, 상권과 창작 공간을 천천히 묶어내는 방식이다. 크고 화려한 시설 없이도 사람 사는 동네의 표정만으로 여행을 만들 수 있다면, 곡성읍의 변화는 꽤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곡성은 지금 관광의 중심을 조용히 넓히고 있다. 명소 한 곳에 몰리던 시선을 생활의 골목으로 돌리고, 주민의 일상을 여행의 콘텐츠로 바꾸는 작업이 시작됐다. ‘옹기종기 마음정원 투어’가 정식 프로그램으로 안착한다면, 앞으로 곡성 여행은 더 느리고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차마을을 보고 돌아가는 도시가 아니라, 골목을 한 번 더 걷고 싶은 도시로 기억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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