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다낭의 이곳은 묘하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꽃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조금 더 걷다 보면 바위산이 나타나고, 끝내는 그 바위가 입을 벌린 채 사람을 삼킬 듯한 동굴 앞에 서게 된다. 여행은 대개 넓은 풍경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지만, 어떤 장소는 오히려 작은 색채와 기척으로 마음을 붙든다. 벽돌 위에 놓인 토기 하나, 분홍 꽃잎의 번짐, 나무에 매달린 알록달록한 등불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다 시선을 들어보면 갑자기 거대한 절벽과 초록 덩굴이 나타난다. 마치 “예쁜 것만 보고 갈 생각은 아니지?” 하고 묻는 듯하다. 다낭의 이 장면이 재미있는 건 바로 그 반전이다. 입구는 꽃밭처럼 화사한데, 안쪽으로는 오래된 돌의 시간과 그늘이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웃으며 사진을 찍다가도 동굴 앞에 서면 잠시 목소리가 낮아진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늘 그렇게 조금 진지해진다.
나는 이런 곳이 좋다. 예쁨과 장엄함이 한 자리에 있는 곳. 여행자가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섰다가, 나올 때는 생각 하나쯤 더 품고 나오게 만드는 곳. 다낭의 이 풍경은 말했다. 세상은 늘 한 가지 얼굴만 갖고 있지 않다고. 꽃길 끝에도 동굴이 있고, 환한 낮에도 그늘은 있고, 그래서 여행은 더 오래 기억된다고.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꽃길 끝, 다낭에서 뜻밖의 동굴을 만났다](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9c312c17-c7b4-42b5-b693-b04b063b4bef/00-legacy-cover-1377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