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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오타루야경...그저 불빛인데 이상하게 울컥한 이유

최치선 기자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오타루야경...그저 불빛인데 이상하게 울컥한 이유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오타루의 밤은 멀리서 볼수록 더 깊었다. 가까이에서는 건물의 불빛이고 도로의 가로등일 뿐일 텐데, 산 위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검은 바다를 향해 길게 흘러가는 불빛, 골목마다 촘촘히 박힌 주황빛 숨결, 그리고 그 사이를 조용히 메우는 어둠. 오타루의 야경은 화려하다기보다 따뜻했다. 누군가 일부러 빛을 세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하루를 살아낸 흔적이 도시 전체에 남아 반짝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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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야경(사진=최치선 기자)

 

 

나는 한동안 말을 잊었다. 여행지의 야경은 종종 감탄을 먼저 부르지만, 오타루의 밤은 이상하게도 생각을 먼저 데려왔다. 저 불빛 하나하나 아래에도 저마다의 저녁이 있었을 것이다. 늦게 문을 닫는 가게, 하루 장사를 마친 사람의 한숨, 창가에 기대어 바다를 보는 누군가의 침묵. 멀리서 보면 모두 점으로 보이지만, 그 점마다 각자의 사연과 온기가 들어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오래 붙들었다.

 

재미있는 것은 도시가 밤이 되어서야 더 솔직해진다는 점이다. 낮에는 관광지라는 이름으로 분주하던 곳이, 밤에는 비로소 제 속마음을 꺼내 보인다. 오타루도 그랬다. 운하와 유리공예, 초밥과 낭만이라는 익숙한 이름 뒤에 숨겨져 있던 진짜 얼굴은, 이 높은 곳에서 본 야경 속에 있었다. 반짝이는 불빛은 도시의 자랑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이었다. 그래서 더 아름다웠고, 그래서 더 애틋했다.

 

돌아오는 길에도 그 장면이 오래 남았다. 어쩌면 여행은 새로운 곳을 보는 일이 아니라, 낯선 풍경 속에서 오래 잊고 있던 내 마음의 속도를 다시 만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오타루의 밤은 그렇게 말없이 가르쳐주었다. 빛은 잠시 반짝이고 사라지지만, 그 빛을 바라보던 마음은 생각보다 오래 꺼지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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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야경(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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