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호이안의 거리는 이상했다. 낡은 벽은 오래된 시간을 붙잡고 있는데, 그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오늘을 살고 있었다. 노랗게 바랜 벽, 비에 젖은 듯한 회색 하늘, 머리 위를 어지럽게 가로지르는 전깃줄들. 처음엔 조금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복잡함 속에서 이 도시는 더 또렷해졌다. 정리되지 않은 선들마저 이곳에서는 삶의 무늬가 되었다.
천천히 다가오는 인력거, 가게 앞에 매달린 꽃과 가죽 가방, 길을 건너는 여행자의 망설임, 골목 안쪽으로 사라지는 사람들의 뒷모습까지. 호이안은 화려하게 자신을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오래된 벽 하나, 등불 하나, 사람 하나를 내보이며 조용히 말을 걸었다. 여행은 대단한 풍경을 만나는 일이 아니라, 평범한 거리에서 문득 마음이 멈추는 순간을 알아보는 일이라는 것을 이 길이 가르쳐주었다.
나는 한참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누구는 지나가고 누구는 멈추고 누구는 사진을 찍었지만, 도시는 서두르지 않았다. 아마 호이안의 진짜 매력은 아름다움보다 속도에 있는지도 모른다. 빨리 보라고 재촉하지 않고, 잠시 늦어도 괜찮다고 등을 토닥여주는 도시. 그래서 이 거리에서는 여행자도 관광객이 아니라 잠시 삶을 빌려 사는 사람이 된다.
돌아서는 순간에도 이상하게 마음 한쪽이 따뜻했다. 복잡한 전깃줄 아래에서도 사람들은 웃고, 낡은 벽 옆에서도 꽃은 피어난다. 삶도 그와 비슷할 것이다.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아도, 조금 낡고 조금 어수선해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호이안의 거리는 그 단순한 진실을, 아주 느리고 다정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이상하게 마음이 멈춘다, 호이안의 골목 풍경](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20de0bbf-51bc-4446-b7f8-b06bd80b9ca3/00-legacy-cover-1377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