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라스베이거스는 늘 새로워지지만, 이번 변화는 꽤 선명하다. 스트립 한복판의 크롬웰 호텔이 오는 5월 ‘밴더펌프 호텔’로 간판을 바꿔 다시 문을 연다. 화려한 밤의 도시 한가운데서, 더 우아하고 더 로맨틱한 부티크 호텔 한 곳이 새로 태어나는 셈이다.
이번 리브랜딩은 방송인이자 외식 사업가로 널리 알려진 리사 밴더펌프가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호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호텔은 리사 밴더펌프와 디자이너 닉 알랭이 함께 설계한 공간으로 꾸며졌고, 총 188개의 객실과 스위트룸이 새롭게 단장됐다. 객실에는 모스 그린 계열 벽면과 더스티 라일락 포인트, 금속 디테일과 맞춤 가구, 조명이 어우러져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새 호텔의 핵심은 단순한 숙박업소가 아니라 ‘경험하는 공간’이라는 데 있다. 공식 소개에는 이 호텔의 콘셉트가 ‘인더스트리얼 로맨틱’으로 설명돼 있다. 스트립의 번쩍이는 에너지를 품되, 객실 안에서는 한층 부드럽고 은밀한 휴식을 누리도록 구성한 것이다. 객실마다 벨벳 질감과 반사면, 조명 연출을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라스베이거스 특유의 과장된 화려함을 조금 더 세련된 방식으로 다듬어낸 인상이다.
여행자의 눈으로 보면 위치도 강점이다. 밴더펌프 호텔은 스트립 중심부에 자리해 라스베이거스의 쇼와 레스토랑, 카지노, 야간 문화를 가깝게 누릴 수 있다. 공식 안내에는 호텔 내부와 인근에서 지아다, 스타벅스, 드라이스 애프터아워스, 카지노 플로어 등이 계속 운영 중이라고 소개돼 있어, 새 단장 뒤에도 스트립 특유의 활기와 접근성은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라스베이거스를 처음 찾는 여행자에게는 동선이 편한 숙소가 되고, 이미 여러 번 다녀온 여행자에게는 조금 다른 취향의 베이스캠프가 될 만하다.
리사 밴더펌프의 라스베이거스 확장판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그는 이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칵테일 가든, 파리 콘셉트 레스토랑, 라운지 등 여러 호스피털리티 공간을 운영해 왔고, 이번 호텔은 그 흐름을 숙박으로 넓힌 첫 사례다. 먹고 마시는 공간을 넘어 ‘머무는 감각’까지 자기 브랜드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라스베이거스가 이제는 카지노와 공연만이 아니라, 브랜드 취향이 분명한 부티크 스테이 경쟁으로까지 옮겨가고 있다는 장면으로도 읽힌다.
예약도 이미 시작됐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투숙 예약은 현재 받고 있으며, 실제 숙박은 2026년 5월부터 가능하다. 라스베이거스 관광 공식 안내 역시 봄 개장과 함께 새 호텔이 스트립의 새로운 부티크 숙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5월 라스베이거스를 계획하는 여행자라면, 대형 리조트 대신 조금 더 개성 있는 호텔을 찾는 선택지가 하나 늘어난 셈이다.
라스베이거스는 늘 더 크고 더 화려한 것으로 경쟁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향이 조금 다르다. 객실 수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한층 선명한 취향과 분위기로 승부를 건다. 수천 개 객실을 내세우는 초대형 리조트와 달리, 188개 객실 규모의 부티크 호텔이 스트립 중심부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밤새 놀고도 아침엔 조용히 쉬고 싶은 여행자, 화려함 속에서도 취향 있는 공간을 찾는 여행자에게는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다. 이는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볼 때 대형 체인형 숙소와는 다른 감각을 노린 전략으로 읽힌다.
라스베이거스는 자꾸 새 얼굴을 만든다. 하지만 모든 새 얼굴이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다. 이번 밴더펌프 호텔은 이름값만으로 끝날지, 아니면 스트립의 밤을 바꾸는 또 하나의 숙소가 될지 곧 판가름 날 것이다. 분명한 건 하나다. 5월의 라스베이거스에는 또 하나의 체크인 이유가 생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