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준시
전국날씨날씨 불러오는 중…
2010.5~현재 · 누적 방문자 집계 중

이 기사를 다른 언어로 읽어보세요

트래블아이에서 저장한 영어·일본어·중국어 번역본을 언어별 주소로 불러옵니다.

라이프

기름값 오르자, 안양은 자전거를 꺼냈다

AI로 방치된 PM 잡고, 시민 신고로 보행길 지킨다

고유가 시대, 가까운 거리를 바꾸는 안양의 생활교통 실험

김보라 기자
기름값 오르자, 안양은 자전거를 꺼냈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장기화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주유기 앞 한숨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안양시는 다른 이동수단을 찾기 시작했다. 안양이 꺼낸 답은 바로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였다. 기름값 부담은 줄이고, 막힌 도심의 짧은 거리는 더 가볍게 건너보자는 구상이다.

 

안양자전거.jpg
‘스마트 자전거·개인형 이동장치(PM) 종합 대책’을 본격 추진한다(이미지=챗GPT))

 

경기도 안양시가 중동발 고유가 위기에 대응해 ‘스마트 자전거·개인형 이동장치(PM) 종합 대책’을 본격 추진한다. 시는 지난 3월 24일 시청 4층 회의실에서 민·관·경이 함께하는 ‘제5차 안양시 공유 자전거·PM 실무 협의회’를 열고 현장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은 단순한 이용 장려가 아니라, 첨단 기술과 시민 참여를 결합해 생활교통의 질서를 새로 짜겠다는 데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공지능 기반 관리 체계다. 안양시는 올해 AI 특화 사업의 하나로 ‘공유 자전거·PM AI 스마트 관리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보도 위에 무단 방치된 기기를 AI가 실시간 감지해 운영업체에 즉시 알리고, 이를 통해 수거 효율을 높여 시민 보행 불편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무질서하게 세워진 전동킥보드와 공유 자전거가 골목과 인도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기술로 도시의 보행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시도다.

 

자전거 안전문화 캠페인 홍보.jpg
자전거 안전문화 캠페인 홍보(제공=안양시)

 

시는 여기에 시민 참여형 안전망도 얹는다. 올 하반기 ‘시민 참여형 신고 홈페이지’ 구축에 착수해 내년 초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위험 요소를 시민이 직접 신고하고 개선 과정에 참여하도록 해 행정과 시민, 업체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용자 편의와 보행권 확보를 위한 공간 가이드라인도 세밀하게 다듬는다. 평촌중앙공원 둘레길 육교 하부처럼 보행에 큰 지장이 없는 공간은 반납 가능 구역으로, 공원 내부와 주요 보행 통로는 반납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운영업체와 협의 중이다.

 

이 대책은 단순한 교통 행정으로만 보기 어렵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국내 석유류 가격이 10% 가까이 뛰었고, 한국은행도 4월 이후 소비자물가 오름폭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먼 거리를 한 번에 해결하는 교통망만큼이나, 집과 지하철역 사이, 공원과 도서관 사이, 시장과 동네 병원 사이 같은 ‘짧은 거리’를 어떻게 건너느냐가 생활비와 도시 체감도를 좌우하는 시점이 온 셈이다. 안양시가 행정기관부터 단거리 차량 이용을 줄이고 친환경 교통문화를 실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과 맞물린다.

 

실제로 안양은 자전거 기반을 갖춘 도시이기도 하다. 시 자료에 따르면 안양시 자전거도로 총연장은 2026년 현재 147.8㎞에 이른다. 국도와 시도, 하천변과 국지도로를 따라 자전거도로가 촘촘히 놓여 있고, 안양천·학의천 주변 구간은 생활 이동과 여가 이동을 함께 품는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시는 지난 2월에도 무료 자전거 상설 교육과 전용도로 신설 계획을 내놓으며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PM 대책은 그 연장선에서 도시 이동의 습관을 더 세밀하게 손보는 작업으로 읽힌다. 

 

여행의 눈으로 보면 이 변화는 더 흥미롭다. 도시 여행의 만족도는 명소 숫자보다 이동의 편안함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걷기 좋고, 타기 좋고, 멈추기 좋은 도시는 오래 머물고 싶은 도시가 된다. 안양은 평촌중앙공원과 안양천, 학의천, 도심 공원과 생활권 거점을 잇는 짧은 이동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자동차 중심 도시에서 생활교통 도시로 한 걸음 옮겨가는 이 변화가 자리 잡는다면, 안양은 단지 출퇴근이 편한 도시를 넘어 천천히 둘러보기 좋은 도시로도 다시 읽힐 수 있다. 이는 에너지 절약과 탄소 저감, 보행 안전이라는 행정적 목표를 넘어 도시의 인상을 바꾸는 문제이기도 하다. 

 

 

에너지절약 실천을 위한 국민행동지침.jpg
에너지절약 실천을 위한 국민행동지침(제공=안양시)

 


KEEP EXPLORING

이어서 읽을 여행기사

검색하거나 + 버튼을 눌러 같은 섹션의 기사를 계속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