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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4월 1일~6월 9일 곡성천 뚝방마켓 일원서 ‘견생 조각전’

곡성천이 미술관이 된다…장미보다 먼저 피는 조각 20점

뚝방마켓·세계장미축제와 맞물린 강변 예술 산책길 조성

김보라 기자
곡성, 4월 1일~6월 9일 곡성천 뚝방마켓 일원서 ‘견생 조각전’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곡성의 봄이 올해는 장미보다 먼저 조각으로 열린다. 4월 1일부터 6월 9일까지 곡성천 일원에서 대형 야외조각전 ‘견생 조각전’이 펼쳐진다. 강변을 따라 걷다가 작품을 만나고, 토요일이면 뚝방마켓을 들르고, 5월에는 세계장미축제까지 이어지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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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천 뚝방길이 예술로 물든다, ‘견생조각전’ 개최(제공=곡성군)

 

곡성군과 크라운해태가 함께 여는 이번 전시는 이름부터 눈길을 끈다. ‘견생(見生)’은 말 그대로 “보면 생기가 생긴다”는 뜻을 담은 야외 대형 조각전이다. 군의회 회의록과 관련 자료를 보면 곡성군은 2026년 관광 활성화 구상 속에서 이 전시를 곡성천 뚝방 인근에서 3월부터 6월 9일까지 이어지는 대표 문화관광 프로그램으로 잡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공공미술 설치가 아니라, 강변 산책과 장터, 축제를 하나의 동선 안으로 엮는 장치에 가깝다.

 

전시 장소가 곡성천 일원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곡성천 주변은 매주 토요일 열리는 뚝방마켓과 맞물려 이미 지역 주민과 방문객의 산책 동선이 형성된 곳이다. 여기에 대형 조각 20점이 들어서면 강변은 단순한 하천변이 아니라, 걷다가 머물고 사진을 찍고 다시 걸어가게 만드는 야외 전시장으로 바뀌게 된다. 행정이 굳이 미술관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도 지역의 일상 공간을 문화 공간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작품 규모도 가볍지 않다.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김경일, 김성지, 김숙빈, 김원근, 류종원, 박정용, 오상욱, 오세문, 이명훈, 이용철, 이창희, 장원모, 전신덕, 정국택, 정춘일, 조유나, 차건우, 최덕호, 최승애, 최우혁 등 2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다양한 재질과 주제의 작품이 곡성천 풍경과 맞물리면, 같은 강변도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봄볕이 강할 때와 장미축제 인파가 몰릴 때, 저녁 바람이 불 때의 인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번 전시가 더 주목되는 건 시기다. 제16회 곡성세계장미축제는 2026년 5월 22일부터 5월 31일까지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열린다. 곡성군은 이미 장미축제 SNS 콘텐츠 공모전과 각종 홍보를 통해 일정을 공식화했다. 즉 4월 초 시작된 견생 조각전이 5월 하순 장미축제와 자연스럽게 포개지며, 곡성의 봄 관광은 한 달 남짓의 단발 행사에서 두 달 가까운 체류형 시즌으로 길어지게 된다. 장미만 보고 돌아가던 흐름이 강변 산책과 예술 감상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곡성은 이미 섬진강기차마을이라는 강한 관광 자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역 관광의 숙제는 늘 같았다. 대표 명소 하나만으로는 체류시간을 길게 늘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곡성천, 뚝방마켓, 장미축제, 그리고 이번 조각전의 연결은 눈여겨볼 만하다. 관광객이 한 지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시 안을 조금 더 걷고, 강변으로 발길을 옮기고, 장터와 전시를 함께 경험하게 만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근 지역 축제가 ‘한 번 보고 끝나는 행사’보다 ‘도시 전체를 산책하게 하는 콘텐츠’로 옮겨가는 흐름과도 닿아 있다.

 

무엇보다 야외 조각전의 장점은 어렵지 않다는 데 있다. 표를 끊고 조용히 감상해야 하는 실내 전시와 달리, 강변에서 만나는 작품은 아이와 함께 걷다가도 볼 수 있고, 장을 보러 나왔다가도 마주칠 수 있다. 지역민에게는 일상의 풍경이 조금 새로워지는 일이고, 관광객에게는 ‘곡성에선 이런 것도 보였다’는 기억 하나가 더해지는 일이다. 예술이 특별한 사람들만의 취미가 아니라, 강변 산책의 한 장면이 되는 순간 지역의 공공문화는 더 넓어진다.

 

이번 조각전이 성공하려면 결국 두 가지가 중요하다. 하나는 작품의 완성도이고, 다른 하나는 동선의 설계다. 강변 풍경과 조각이 따로 놀지 않고, 뚝방마켓과 장미축제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전시장까지 흘러오게 해야 한다. 그 연결이 잘되면 곡성은 장미의 도시를 넘어, 봄마다 강변 전체가 예술 산책길로 열리는 도시로 기억될 수 있다. 크라운해태와의 협업이 단발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지역 문화관광의 새 모델이 될 가능성도 여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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