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이제 서울 여행은 ‘보는 관광’이 아니라 ‘직접 해보는 일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서울시가 K-드라마, e스포츠, 웰니스, 야간관광을 담은 체험형 관광상품 10개를 뽑았다. 서울 안에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여수세계섬박람회까지 이어지는 연계 코스까지 포함됐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발표한 ‘2026 서울시 우수관광상품 공모전’ 결과를 보면, 올해 관광시장의 방향은 한층 또렷해졌다. 풍경을 훑고 사진만 남기는 방식보다, 한 도시 안에서 취향을 따라 깊게 들어가는 체험형 여행이 중심에 섰다. 이번에 최종 선정된 상품은 모두 10개다. 이 가운데 9개는 서울의 매력을 담은 상품이고, 1개는 서울과 여수를 잇는 연계형 상품이다.
올해 공모의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 여행사 기반의 체험형 상품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글로벌 관광객의 여행 방식이 경험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K-드라마와 e스포츠, 웰니스, 야간관광 등 지금의 서울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전면에 세웠다. 과거처럼 유명 명소 몇 곳을 빠르게 도는 일정에서 벗어나, 취향과 관심사에 맞춰 도시를 새롭게 해석하는 흐름을 공식적으로 끌어안은 셈이다.
선정된 운영사는 굿메이트트래블, 마음챙김여행, 유니크투어, 유에스여행, 정호여행사, 코스모진여행사, 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 피엘케이트래블, 핸디투어 등 9개 사다. 이 가운데 핸디투어는 서울-여수 연계상품 운영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서울을 찾은 관광객이 수도권 안에서만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고, 남해안의 국제행사로 발길을 넓히도록 설계한 점은 이번 공모전의 의미를 키운 대목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와의 연결이다.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여수 일원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로, 섬과 바다, 해양환경과 문화 자원의 가치를 조명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 여행상품이 이 행사와 직접 맞물리면서, 서울은 출발점이 되고 지역은 확장 무대가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서울 관광이 더는 ‘서울 안의 소비’에 머물지 않고, 다른 도시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선정된 운영사에는 2년 유효의 서울시 우수관광상품 인증서가 주어진다. 여기에 글로벌 OTA 프로모션, 마케팅 지원, 최대 1000만 원의 모객 인센티브가 더해진다. 앞으로 2년 동안 ‘서울 우수관광상품 얼라이언스’ 소속으로 서울시, 서울관광재단, 국내외 관광업계와의 교류 기회도 얻는다. 단순한 공모전 수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 판매와 홍보, 시장 안착까지 잇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지난 3월 26일 열린 얼라이언스 발대식 역시 이런 후속 지원의 출발선이었다.
서울 관광은 이미 오래전부터 ‘볼거리 많은 도시’였다. 그러나 지금 세계 여행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익숙한 랜드마크의 반복이 아니다. 드라마를 따라 걷고, 게임과 공연을 체험하고, 밤의 도시를 감각적으로 소비하며, 웰니스로 하루를 비우는 여행이 더 강한 경쟁력이 된다. 이번 선정 결과는 서울이 그 변화를 행정 언어가 아니라 상품 언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서울이 관광객에게 보여주려는 것은 이제 장소가 아니라 방식이다.
이번 공모전은 서울 관광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줬다. 많이 보는 여행보다 오래 기억되는 여행, 유명한 곳을 찍는 일정보다 직접 몸을 담그는 일정이 앞자리에 섰다. 서울은 이제 관광객에게 도시를 보여주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시를 경험하게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여기에 여수까지 잇는 연계 구상까지 더해지며, 서울 관광의 외연도 한층 넓어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