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도시의 무대로 다시 섰다. 봄은 늘 꽃으로 먼저 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양에서는 발걸음이 먼저 계절을 연다. 100만 도시의 호수공원에 사람들이 모여 걷기 시작하자, 봄은 풍경이 아니라 움직임이 됐다. 꽃이 피기 직전의 공원은 그렇게 또 하나의 축제가 됐다.
2026년 제6회 고양국제걷기대회가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일산호수공원에서 열렸다. 고양특례시는 27일 전야제를 진행한 데 이어 28일 개막식을 열고 본격적인 대회 일정에 들어갔다. 고양시 행사 일정에는 28일과 29일 모두 ‘2026 제6회 고양국제걷기대회’가 공식 등록돼 있다.
전야제에서는 2025년 경과보고와 환영사, 축하행사가 이어졌고, 식전 무대로 나선 고양시 문화사절단 태권도시범단이 대회의 출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8일 본행사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와 생활체육 동호인, 외국인 방문객이 함께 걸으며 일산호수공원을 채웠다. 걷기대회가 기록 경쟁보다 도시의 봄 풍경을 함께 나누는 생활체육 행사라는 점이 현장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 대목은 사용자 제공 내용에 기반해 정리했다.
참가자들은 이틀 동안 5km, 10km, 20km, 40km 등 다양한 코스를 선택해 걸었다. 짧은 코스는 가족과 초보 참가자에게, 긴 코스는 동호인과 꾸준히 걷기를 해온 참가자들에게 맞춰져 행사 폭을 넓혔다. 국제 규모의 생활체육 행사를 표방한 만큼, 걷기 자체보다 함께 걷는 분위기와 도시의 수용력이 대회의 성격을 규정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역시 사용자 제공 내용에 기반한 서술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가 힘을 얻은 배경에는 장소가 있다. 일산호수공원은 전체 면적이 약 103만4000㎡에 이르는 대형 도시공원으로, 호수 면적만 30만㎡에 달한다. 고양시 자료에 따르면 수변광장과 인공섬, 자연학습원, 각종 전시시설과 분수대 등이 모여 있어 산책과 여가, 축제를 함께 소화할 수 있는 대표 공간이다. 고양시 공원 현황에서도 일산호수공원 면적은 1,033,669㎡로 제시된다. 넓은 수변 공간과 개방감이 큰 만큼, 걷기 행사가 도시의 계절감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무대가 되기에 충분하다.
고양시는 오래전부터 스포츠와 관광, 축제를 함께 엮는 전략을 펴왔다. 시 공식 자료에는 국제꽃박람회 기간과 연계한 각종 스포츠대회 개최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왔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이번 걷기대회 역시 단순한 체육 행사라기보다, 도시 브랜드와 봄 관광 흐름을 미리 달구는 성격이 강하다. 특히 대회 참가자들에게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10일까지 같은 일산호수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2026고양국제꽃박람회를 함께 홍보한 점은 이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이 연결은 꽤 자연스럽다. 걷기대회가 몸을 움직이는 봄의 시작이라면, 꽃박람회는 그 봄을 오래 머무르게 하는 도시의 대표 장면이기 때문이다. 고양시 관광 포털도 2026고양국제꽃박람회를 전면에 내세우며 도시의 계절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걷고, 보고, 다시 찾게 만드는 구조가 한 장소 안에서 이어지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걷기대회는 이틀짜리 체육행사에 그치지 않고, 고양의 봄 일정을 여는 첫 신호처럼 읽힌다.
고양은 이미 인구 106만여 명 규모의 특례시로 성장했고, 일산호수공원과 행주산성, 한류 콘텐츠 공간 등 도시형 관광 자원을 함께 키워왔다. 그 가운데 호수공원은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계절의 표정이 분명한 장소다. 물가를 따라 걷는 행위 하나만으로도 시민의 일상과 관광객의 체험이 겹쳐진다. 그래서 걷기대회는 고양이라는 도시가 건강과 휴식, 축제를 어떤 방식으로 묶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