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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베를린이 본 다음 여행…중국 시장이 다시 판을 흔든다

60주년 ITB 베를린 폐막…166개국 5600여 전시업체, 9만7000명 업계 전문가 집결

김보라 기자
베를린이 본 다음 여행…중국 시장이 다시 판을 흔든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여행의 다음 장면은 관광지보다 박람회장에서 먼저 읽힌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ITB 베를린은 그 흐름을 또렷하게 보여줬다. 사람들은 휴양지 사진보다 더 먼저, 누가 시장을 움직이고 누가 돈의 길을 바꾸는지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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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B 베를린(제공=YEEPAY)

 

세계 최대 규모의 여행산업 박람회로 꼽히는 ITB 베를린 2026은 지난 3월 3일부터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다. 주최 측인 ITB 베를린은 60주년 행사에 166개국 5600여 개 전시업체와 약 9만7000명의 참가자가 모였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200개가 넘는 세션과 포럼이 진행됐고, 400명 이상 전문가들이 여행산업의 최신 흐름을 짚었다. 중동 정세 여파로 일부 항공편 차질이 있었음에도 행사는 글로벌 관광산업의 대면 네트워크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이번 박람회에서 두드러진 화두 가운데 하나는 단연 중국 시장이었다. 중국발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커지면서 항공사와 여행사, 결제 기업들까지 모두 중국과의 연결성을 새 전략의 중심에 놓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자료를 보면 2026년 중국 아웃바운드 여행은 2억2500만 건 안팎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재확장 국면으로 읽힌다. 특히 장거리 여행 수요와 국경 간 이동 회복이 빨라지면서 항공·여행기업들에게는 결제와 정산, 환전, 현지 규제 대응 능력이 실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ITB 현장에 등장한 기업 중 하나가 중국 기반 거래 솔루션 기업 이페이(YeePay)였다. 이페이는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기업 계정(Global Corporate Account)’ 원스톱 거래 솔루션을 공개했다. 회사 측 발표에 따르면 이페이는 중국 항공·여행 분야에서 20년 이상 사업 경험을 쌓았고, 중국 내 항공사들과 약 1만 개 온라인 여행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0개 이상 국가·지역, 100개 이상 통화를 지원하는 국경 간 결제망을 운영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계정 개설부터 자금 조달, 결제, 대조, 정산까지 한 흐름으로 묶어 해외 정산 지연, 높은 환전 비용, 복잡한 규제 준수 문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는 기업 발표에 기반한 내용이지만, 현 시점 여행산업이 어디에서 병목을 느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로는 충분하다.

 

실제로 ITB 베를린은 이제 관광지를 홍보하는 전시장이라기보다, 세계 여행산업이 어디에서 성장하고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읽는 시장의 관제탑에 더 가까워졌다. 목적지는 넘쳐나지만, 여행이 성사되려면 항공 좌석과 결제 승인, 정산 속도, 현지 규제 통과 같은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올해 행사에서 중국 시장과 국경 간 거래 역량이 유난히 자주 언급된 것도 그 때문이다. 여행산업이 다시 커지는 속도만큼, 그것을 떠받치는 금융·기술 인프라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60년을 맞은 ITB 베를린은 결국 한 가지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 이제 여행산업은 항공과 호텔, 관광청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여행객의 이동 뒤에는 더 촘촘한 연결망이 필요하고, 그 중심에는 국경을 넘는 결제와 데이터, 정산의 속도가 있다. 시장은 더 넓어졌고, 경쟁은 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베를린이 올해 보여준 것은 풍경보다 구조였다. 그리고 다음 여행의 승부도, 어쩌면 바로 그 구조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박람회장은 끝났지만 신호는 분명했다. 여행은 다시 커지고 있고, 그 중심축 중 하나는 여전히 중국이다. 다만 이제 시장의 크기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가 더 빨리 연결하고, 더 안전하게 정산하며, 더 쉽게 국경을 넘게 하느냐가 다음 승부를 가른다. 60주년 ITB 베를린은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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