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도시는 풍경으로만 성장하지 않는다. 그 풍경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관광의 힘이 달라진다. 통영이 다시 관광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2030 비전 선포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여행의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경남 통영시의 관광 운영을 맡고 있는 통영관광개발공사가 ‘2030 비전 선포식’을 열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안정과 혁신의 조화로 통영의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알찬 공기업’이라는 문장에 공사의 향후 전략이 압축됐다. 전 직원이 참여한 이번 선포식은 조직 내부의 변화 의지를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이번 비전은 지난해 9월 취임한 강석수 사장 체제 이후 강조돼 온 혁신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사는 혁신과 안전, 소통과 상생, 신뢰와 책임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단순한 시설 운영 기관에서 벗어나, 통영 관광의 방향을 주도하는 조직으로 역할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청렴과 인권을 강조한 결의대회도 함께 진행하며 조직 문화 개선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 변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통영이라는 도시가 가진 위치 때문이다. 통영은 한려수도의 중심 도시로, 수많은 섬과 해안 풍경을 바탕으로 한 해양관광의 거점이다. 한려수도의 절경과 미륵산 케이블카, 동피랑 벽화마을, 이순신공원 등 이미 알려진 명소들이 촘촘하게 이어져 있다. 문제는 이 풍경을 어떻게 연결하고,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느냐다.
최근 관광 흐름은 분명하게 바뀌고 있다. 짧게 보고 이동하는 여행에서, 한 도시 안에서 오래 머무르는 체류형 관광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통영 역시 이 흐름을 비껴가기 어렵다. 공사가 이번 비전에서 ‘혁신’을 강조한 배경에는 이런 변화가 있다. 관광객이 단순히 명소를 찍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소비하고 경험을 확장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됐다.
실제로 통영은 이미 변화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강구안 일대는 야간 경관과 카페, 문화시설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재편되고 있고, 섬 관광 역시 단순 유람에서 체험형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 관광 시스템과 통합 플랫폼 구축이 더해지면서, 여행 동선과 예약, 체험을 하나로 묶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관광개발공사의 비전은 결국 ‘운영 방식의 전환’에 가깝다. 시설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도시 전체를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설계하는 역할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관광 정책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관광은 더 이상 특정 명소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갖는다.
또한 공사가 강조한 ‘안전’과 ‘신뢰’ 역시 중요하다.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안전 관리와 서비스 품질은 도시 이미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여기에 청렴과 인권을 강조한 조직 운영까지 더해지면, 관광의 외형뿐 아니라 내부 구조까지 함께 정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이번 비전 선포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통영 관광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읽힌다. 이미 풍경은 충분하다. 이제 남은 것은 그 풍경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다.
통영은 오래전부터 여행자들이 찾던 도시였다. 그러나 앞으로의 통영은 ‘어떻게 머물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도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관광개발공사의 2030 비전은 그 질문에 대한 첫 답이다. 바다는 그대로지만, 그 바다를 만나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