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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그냥 스치지 말자…‘일주일 살아보기’가 열렸다

서산시, 4월 2일까지 70팀 모집…3~7일 체류형 여행 지원

숙박·식비·보험료까지 보조, 여행 뒤 SNS 후기 올리면 지원금 지급

해미읍성·간월암·개심사 잇는 봄 체류관광

최치선 기자
서산, 그냥 스치지 말자…‘일주일 살아보기’가 열렸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하루 보고 떠나는 여행으로는 도시의 결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아침 바다의 색, 해 질 무렵 절집의 공기, 시장 골목의 속도는 며칠쯤 머물러야 비로소 몸에 들어온다. 충남 서산시가 이런 체류형 여행 수요를 겨냥해 ‘서산에서 1주일 살아보기’ 참가자 70팀을 모집한다. 신청은 4월 2일까지이며, 선정된 팀은 4월 8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산에 3~7일 머물며 여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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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서 일주일살아보기 모집 포스터(제공=서산시)

 

지원 조건도 비교적 분명하다. 서산 외 지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국민이면 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로 제출할 수 있고, 시는 지원 동기와 여행계획의 충실성 등을 따져 참가팀을 뽑는다. 선정된 팀에는 숙박비 1박당 6만원, 식비는 1인당 하루 1만원, 여행자보험료는 1인당 1만원이 지원된다. 다만 여행을 마친 뒤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후기를 올려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체류비를 보조하는 대신, 여행자가 직접 서산의 경험을 기록하고 확산하는 구조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프로그램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서산시의 2025년 부서장 책임경영평가 자료에는 ‘서산에서 일주일 살아보기 운영’이 주요업무로 반영돼 있고, 참가 목표 역시 70팀으로 설정돼 있다. 이미 서산시가 체류형 관광을 단발성 홍보가 아닌 정책 축으로 다루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여행업 등록업체를 대상으로 한 단체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사업도 6월 30일까지 함께 진행되고 있어, 개별 자유여행과 단체 관광을 함께 끌어올리려는 시의 의도도 읽힌다.


서산이 ‘살아보기’ 프로그램과 잘 어울리는 이유는 관광지가 한두 곳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서산 문화관광 공식 홈페이지가 소개하는 ‘서산 9경’만 봐도 해미읍성,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간월암, 개심사, 팔봉산, 가야산, 황금산, 서산 한우목장, 삼길포항이 이어진다. 역사, 산사, 바다, 걷기 코스, 해넘이 풍경이 한 도시 안에 겹겹이 놓여 있어 1박 2일보다 며칠 머무는 일정이 훨씬 자연스럽다. 하루는 해미읍성의 성곽을 걷고, 하루는 간월암의 물길을 바라보고, 또 다른 날은 개심사의 봄빛이나 삼길포항의 바다 냄새를 따라가는 식의 여행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해미읍성은 서산을 대표하는 역사관광 거점이다. 서산해미읍성축제 소개 자료를 보면 이곳은 축성 600년의 역사를 지닌 공간으로, 전통복식 체험과 문화예술공연, 미디어아트쇼 등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서산 여행이 단순한 풍경 소비에 그치지 않고, 역사 체험과 지역 문화로 확장될 수 있는 배경이다. 살아보기 프로그램 참가자에게는 이런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된다. 급히 사진 몇 장 찍고 떠나는 대신, 도시가 품은 시간의 층위를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다. 


봄철 서산의 강점은 또 있다. 간월암처럼 바다와 맞닿은 풍경은 계절이 부드러워지는 시기에 특히 표정이 좋고, 개심사와 가야산 일대는 걷기 좋은 공기와 함께 절집과 산의 분위기를 함께 누릴 수 있다. 삼길포항과 황금산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서해안 특유의 바람과 해안선이 살아난다. 일정에 여유가 생길수록 여행자는 더 많은 장소를 방문하는 대신, 한 장소에 오래 머무는 법도 배우게 된다. 바로 그 지점이 ‘관광’과 ‘살아보기’가 갈라지는 자리다.

 

결국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지원금 규모보다 방식에 있다. 도시를 숙박과 식비 지원이 붙은 여행상품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며칠간 머물며 지역의 시간을 자기 속도로 겪어보게 하는 실험에 가깝다. 서산시는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도시의 매력을 알리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서해안의 봄을 조금 천천히 건너고 싶은 여행자라면, 이번 기회는 꽤 실용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좋은 여행지는 유명한 곳이 아니라, 하루 더 머물고 싶게 만드는 곳일 때가 많다. 서산은 이번 ‘1주일 살아보기’를 통해 그 가능성을 정면으로 내보였다. 해미읍성의 오래된 시간과 간월암의 바다, 개심사의 고요, 삼길포항의 저녁을 한 번에 훑지 말고 며칠에 나눠 담아보자는 제안이다. 올봄 서산은 스쳐 가는 도시보다, 잠시 살아보는 도시 쪽에 더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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