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기 전에도, 갔다 와서도 수도 없이 받았던 저 질문. 왜 다른 대학생 친구들처럼 유럽일주를 하지 않고 오직 스페인만 갔느냐는 질문이기도 했다. 나는 소위 유럽여행을 한다면서 가장 유명한 도시들을 아주 잽싸게 찍고 다니는 여행이 싫었다.

가우디의 밤.
한 나라의 곳곳을 누비면서 그 나라에 젖어 들고 싶었다. 너무나 많은 나라, 너무나 많은 도시를 누비는 것은 정서적으로도 그리고 감상적으로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스페인만을 여행했던 이번 여행에는 장단이 있었다. 어느 순간 지겨움을 느끼기도 했고, 또 스페인 사람이 된 것 마냥 굴기도 했으니깐. 위에 언급한 여행의 에피소드 외에도 세비야에서 관람한 놀라운 투우 경기라든지, 몸이 굳을 열정도 열정적인 분위기를 보여준 플라맹고 공연도 있었다.

마드리드 뒷골목.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사람이라고 했던가. 이동하면서 만났던 많은 스페인 사람들과 숙소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 그리고 반가운 한국 관광객들. 입에 붙어 버린 "Gracias !"가 떼어질 무렵, 스페인이 엄청 그리워 질 것 같다. 어느 날 새벽 스페인이 나에게 말을 걸어 온 것처럼, 또 다른 나라, 도시가 나에게 말을 걸어 올 것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