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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서울여행, 이제 예술이 된다

서울관광재단, 예술관광상품 공모전 돌입

전시·공연·박물관 묶어 ‘깊게 보는 서울’ 키운다

김보라 기자
서울여행, 이제 예술이 된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서울을 보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남산과 고궁, 야경과 쇼핑으로 대표되던 익숙한 관광 코스 대신, 전시와 공연, 미술관과 박물관을 따라 도시의 결을 더 깊게 체험하는 여행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관광재단은 이런 흐름에 맞춰 ‘2026 서울 예술관광상품 공모전’을 3월 19일부터 4월 3일까지 진행한다. 서울의 풍부한 예술 자원을 관광과 결합한 신규 고부가가치 상품을 발굴하기 위한 사업으로, 단순 방문을 넘어 도시의 문화와 정체성을 체험하는 여행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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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서울 예술관광 시범코스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도슨트 투어에 참여하고 있다(제공=서울관광재단)

 

이번 공모전은 서울 소재 종합여행업 등록 여행사를 대상으로 열린다. 응모 상품은 서울 예술관광 관련 체험 또는 관광지 2곳 이상을 포함해야 하며, 이 가운데 최소 1곳은 유료 체험이나 유료 관광지여야 한다. 전시, 공연, 미술관, 박물관, 전통예술 체험처럼 서울이 가진 예술 자원을 관광 동선으로 재구성하라는 주문이다. 선정은 정량평가와 선정위원회의 정성평가를 거쳐 이뤄지며, 최종 결과는 4월 17일 개별 안내된다. 모두 10개 상품을 뽑아 상품별 최대 600만원의 개발·홍보마케팅 지원금을 지급하고, 국·영문 인증서와 서울 예술관광 얼라이언스(SATA) 참여 혜택도 제공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공모전이 단순한 지원사업을 넘어 서울 관광의 방향을 바꾸려는 시도로 읽힌다는 점이다. 서울관광재단은 이미 예술관광 분야 민관 협력체인 서울 예술관광 얼라이언스(SATA)를 출범시키며 예술기관, 관광기업, 유관기관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고 있다. 재단은 이 협의체를 통해 예술관광 콘텐츠 발굴과 확산, 민관 협업 기반 마련, 국내외 네트워킹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공모전은 그 생태계 안에서 실제 시장에 올릴 수 있는 상품을 키우는 다음 단계인 셈이다.

 

사실 서울은 예술관광 도시로서의 재료가 충분하다. 서울 공식 관광정보 사이트만 봐도 서울시립미술관, 문화역서울284,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다양한 사립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촘촘히 분포해 있다. 여기에 대학로 공연장, 세종문화회관, 전통예술 체험 공간까지 더하면 서울은 ‘보는 도시’가 아니라 ‘해석하는 도시’에 가깝다. 한 도시 안에서 동시대 미술과 전통예술, 실험 공연과 역사 전시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관광도시와 구별되는 서울만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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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예술관광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이 가야금 연주를 체험하고 있다.(제공=서울관광재단)

 

최근 관광 흐름도 이런 방향과 맞닿아 있다. 이제 여행자는 유명 명소 한두 곳을 찍고 이동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도시가 쌓아온 이야기와 분위기, 공간의 감도를 읽고 싶어 한다. 전시 하나를 보고, 그 전시가 놓인 동네를 걷고, 공연을 본 뒤 밤의 거리를 산책하는 여행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서울관광재단이 “서울만의 감성과 매력을 담은 예술관광상품”을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예술은 서울을 더 오래 머물게 하고, 더 깊게 기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번 공모전은 서울 관광산업에도 의미가 크다. 민간 여행사가 직접 상품을 만들고 운영하도록 유도하면, 공공이 제시한 방향이 실제 시장성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은 자원과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민간은 상품 기획과 판매, 현장 운영으로 경쟁력을 키운다. 서울관광재단이 개발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홍보마케팅, 인증, 네트워킹 혜택까지 묶어 제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품 하나를 뽑는 것이 아니라 서울 예술관광 시장 전체의 체력을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도 반가운 변화다. 서울은 늘 볼 것이 많았지만, 그 풍부함이 오히려 무엇을 어떻게 엮어 봐야 할지 막막하게 만들 때가 있었다. 예술관광상품은 그 흩어진 자원을 한 편의 이야기처럼 묶어 줄 수 있다. 오전에는 미술관에서 전시를 보고, 오후에는 장인의 전통예술 체험을 하고, 저녁에는 공연장으로 이어지는 하루는 분명 기존의 서울 여행과는 다른 감각을 남긴다. 도시는 그대로인데, 여행의 밀도는 달라지는 것이다.

 

서울은 원래 볼 것이 많은 도시였다. 이제는 그 많은 것을 어떻게 깊게 연결하느냐가 경쟁력이 된다. 이번 공모전은 서울을 스쳐 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예술로 오래 남는 도시로 바꾸려는 시도에 가깝다. 서울여행의 다음 장면은 어쩌면 명소가 아니라 전시의 여운, 공연의 울림, 박물관에서 만난 한 문장 속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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