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준시
전국날씨날씨 불러오는 중…
2010.5~현재 · 누적 방문자 집계 중

이 기사를 다른 언어로 읽어보세요

트래블아이에서 저장한 영어·일본어·중국어 번역본을 언어별 주소로 불러옵니다.

뉴스

외국인 3천만 시대, 관광공사가 지방으로 뛴다

서울·원주·안동·경주 잇는 해외지사장 회의

APEC 유산까지 묶어 ‘지역으로 가는 방한 관광’ 판 키운다

최치선 기자
외국인 3천만 시대, 관광공사가 지방으로 뛴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에서 시작한 회의가 원주를 거쳐 안동과 경주로 이어진다. 한국관광공사가 외래관광객 3천만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해외지사장들을 한자리에 불러 세웠다. 공사는 3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과 원주 등지에서 ‘2026 해외지사장 회의’를 열고, 해외 마케팅 전략과 지역관광 확산 방안을 집중 점검했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내부 점검이 아니라, 방한 수요를 수도권에만 묶어두지 않고 지역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실전형 전략 회의에 가깝다.

 

[한국관광공사](3).jpg
2026 해외지사장 회의(제공=한국관광공사)

 

행사 첫날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26 인바운드 관광 비즈니스 데이’에는 지자체와 관광업계, 유관기관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공사는 중화권·일본·아시아중동·구미대양주 등 권역별 마케팅 전략과 대표 사업을 공유하고, 트래블마트를 통해 현장 비즈니스 상담도 진행했다. 해외지사가 쌓아온 현지 마케팅 감각을 국내 지자체와 관광업계가 직접 듣고, 곧바로 협업 가능성을 타진한 셈이다. 말하자면 해외의 눈으로 한국 관광을 다시 설계하는 자리였다.

 

이튿날 원주 본사에서는 더 직접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전 세계 30개 해외지사장이 참석한 ‘외래객 3천만 유치 전략회의’에서는 권역별 특화사업과 함께 지역공항 연계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해외지사와 국내지사 간 1대 1 상담도 별도로 진행해, 외국인 관광객이 인천공항과 서울에만 머물지 않고 지방 공항과 지역 도시로 흘러가게 만드는 현실적인 동선을 모색했다. 방한 관광의 양적 확대만이 아니라, 어디로 보내고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할 것인가를 함께 따져본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포스트 APEC’ 구상이다. 공사는 올해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된 안동 만휴정을 비롯해 경주엑스포공원, 국립경주박물관, 동궁과 월지 등 경북권 주요 현장을 둘러보며 APEC 유산을 지역관광 상품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만휴정은 2026년 강소형 잠재관광지 9곳 가운데 하나로 새롭게 선정됐고, 경주권 현장은 APEC 개최 경험과 역사문화 자산, 야간관광 요소가 함께 맞물리는 공간들이다. 국제행사가 끝난 뒤 남는 것은 시설이 아니라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현장 점검은 지역관광의 다음 장을 여는 탐색전에 가깝다.

 

경주는 이미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도시다. 경주시는 APEC 관련 주요 무대와 연계해 국립경주박물관, 동궁과 월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일대의 역사·문화 자산을 국제행사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꾸준히 제시해왔다. 특히 국립경주박물관은 APEC 관련 시설 조성 이후 전시·문화 활용 공간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언급됐고, 동궁과 월지는 야간관광의 상징 공간으로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공사가 이 지역을 다시 찾는 것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국제행사의 흔적을 지역 여행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가늠하려는 판단으로 읽힌다.

 

이 흐름은 최근 한국 관광정책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유명 관광지 몇 곳에만 사람이 몰리는 구조로는 3천만명 시대를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답은 ‘분산’에 있다. 해외지사가 현지에서 모아온 소비자 반응, 항공 노선 정보, 여행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방공항과 중소도시, 잠재관광지를 하나의 여행 루트로 묶어내야 한다. 안동 만휴정 같은 신규 강소형 관광지와 경주의 대표 문화유산, 야간 관광지를 한 동선 안에 넣으려는 시도도 그래서 나온다. 지역이 강해져야 전체 방한 관광의 체력도 커진다는 계산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전략은 꽤 설득력이 있다. 서울만 보고 돌아가는 여행보다, 지역의 시간을 함께 경험하는 여행이 훨씬 오래 남기 때문이다. 안동에서는 정자와 고택, 유교문화의 결을 느끼고, 경주에서는 신라 천년의 유산과 밤의 풍경을 걷는 식의 여정은 한국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한국관광공사가 해외지사장 회의를 단순한 실무회의가 아니라 지역 현장 점검과 묶은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숫자를 늘리는 일과 기억을 남기는 일은 결국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관광 3천만명은 숫자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어디를 보고, 어디에 머물고, 어떤 기억을 안고 돌아가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번 해외지사장 회의는 그 질문을 서울 회의실이 아니라 원주와 안동, 경주의 현장에서 다시 묻고 있다. 한국 관광의 다음 승부처가 지방이라는 사실을, 공사는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KEEP EXPLORING

이어서 읽을 여행기사

검색하거나 + 버튼을 눌러 같은 섹션의 기사를 계속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