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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책만 읽는 곳? 고양 도서관이 봄을 바꾼다

요리하고 향을 만들고 잔디에서 즐긴다

일산서구 6개 도서관, 4월 12~18일 독서문화주간 연다

김보라 기자
책만 읽는 곳? 고양 도서관이 봄을 바꾼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도서관이 조용한 열람실의 이미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서 요리가 시작되고, 한 권의 문장이 향기로 번지고, 테라스에서는 돗자리 같은 휴식이 펼쳐진다. 고양특례시 일산서구도서관은 제62회 도서관주간을 맞아 4월 12일부터 18일까지 대화·한뫼·덕이·가좌·일산·주엽어린이도서관 등 6개 도서관에서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 도서관주간 공식 주제는 ‘도서관 속 작은 펼침, 세상을 여는 큰 열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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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일산서구 도서관 6개소 다채로운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제공=고양시)

 

이번 행사의 결은 분명하다. 책을 읽는 데서 끝내지 않고, 책을 매개로 몸과 감각을 움직이게 하는 쪽이다. 초등학교 1~3학년을 위한 ‘동화 한 스푼’은 동화와 요리를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4월 12일 대화도서관, 15일 주엽어린이도서관, 17일 일산도서관에서 열린다. 아이들은 주제 도서를 함께 읽고, 책과 어울리는 요리를 만들며 이야기를 손으로 익히게 된다. 어린이 독서가 머리로만 하는 공부가 아니라 오감으로 기억되는 놀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흥미롭다. ‘감각으로 읽는 책’은 4월 15일 가좌도서관, 16일 한뫼도서관, 17일 덕이도서관에서 진행된다. 참가자는 직접 고른 책에서 받은 인상과 감정을 향으로 표현한다. 독서의 여운을 문장 밖으로 끌어내는 방식이다. 책을 읽고 밑줄을 긋는 데서 끝나지 않고, 마음속에 남은 색과 온도, 기억의 결을 향으로 번역하는 셈이다. 도서관이 지식의 저장소를 넘어 감각의 실험실로 바뀌는 장면이라 할 만하다.

 

눈길을 끄는 공간은 대화도서관이다. 그린리모델링을 거쳐 재개관한 대화도서관 지하 야외 테라스에는 ‘북크닉’ 공간이 조성된다. 시민들은 야외에서 책을 읽고 쉬며, 도서관을 조금 더 가볍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대화도서관이 최근 재개관하며 공간 변화에 나선 데 이어, 이번 도서관주간에는 그 변화가 이용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는 셈이다. 봄 햇살 아래 책 한 권을 펴는 경험은, 도서관을 더 이상 실내의 고정된 장소로만 보지 않게 만든다.

 

행사는 6개 도서관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양시 시립도서관 18개소에서는 ‘미완독 반성회&완독 다짐회’, 추천 도서를 적거나 그려 꿈나무를 완성하는 ‘책과 꿈나무’, 대출 영수증 추첨 이벤트, 과년도 잡지 나눔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도 함께 열린다. 신청이 필요한 프로그램은 3월 25일 오전 10시부터 고양시도서관 누리집에서 접수하며, 일부 이벤트는 4월 12일부터 18일까지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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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일산서구 도서관 6개소 다채로운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제공=고양시)

 

도서관주간은 해마다 열리지만, 올해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공식 누리집은 이번 주제를 책 한 권을 펼치는 작은 행동이 사람과 기술, 지식과 미래를 잇는 큰 열림으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설명한다. 도서관이 단지 책을 빌리는 곳이 아니라,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시대의 연결 허브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고양시 일산서구도서관 프로그램이 요리와 향, 야외 휴식 같은 요소를 끌어들인 것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책을 중심에 두되, 책 밖의 삶과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려는 시도다.

 

여행의 시선으로 보면 이런 변화는 도시의 품격과도 닿아 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한 도시의 도서관을 걷는 일만으로 그곳의 문화 체온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은 꽃박람회와 호수공원만으로 기억되는 도시가 아니라, 일상 속 책과 감각, 쉼을 세심하게 엮어내는 생활문화 도시로도 자신을 보여주고 있다. 봄날의 도서관이야말로 가장 조용하면서도 가장 멀리 퍼지는 도시 홍보일지 모른다.


책은 여전히 종이 위에 있지만, 도서관은 더 이상 책장 사이에만 머물지 않는다. 올봄 고양의 도서관은 읽는 곳을 넘어 머무는 곳, 만들고 느끼는 곳으로 문을 넓힌다. 작은 펼침 하나가 생각보다 큰 봄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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