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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음성...책 한 권이 아이를 바꾼다

삼성·감곡도서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공모 선정

지역아동센터와 손잡고 봄부터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

김보라 기자
음성...책 한 권이 아이를 바꾼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도서관은 조용한 건물 같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세상을 처음 넓히는 문이 된다. 충북 음성에서 그 문이 다시 열렸다. 음성군립 삼성도서관과 감곡도서관이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2026년 도서관과 함께 책 읽기’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책과 조금 멀리 있던 아이들에게 올봄부터 도서관이 더 가까운 공간으로 다가가게 됐다. 이번 선정은 단순한 지원사업 채택이 아니라, 지역의 독서 사각지대를 생활 가까이 끌어당기는 반가운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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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립 삼성도서관·감곡도서관, ‘2026년 도서관과 함께 책 읽기’ 공모사업 선정되었다(제공=음성군)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추진하는 전국 단위 공모사업이다. 도서관 접근이 어려운 지식정보 취약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공도서관이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올해는 전국 120개관이 선정됐고, 이 가운데 어린이 대상 도서관이 110곳이다. 운영 기간도 4월부터 10월까지로 비교적 길어, 단발성 행사보다는 습관을 만드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강사료, 도서구입비, 활동비 등 실질적 운영비가 지원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음성군립도서관은 이번 사업비를 바탕으로 사서가 진행하는 도서관 활용 수업, 전문 강사가 맡는 독서 수업, 그림책 작가와의 만남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낯설지 않게 익히고 이야기를 몸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아이들이 도서관을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재미있는 일이 생기는 곳’으로 기억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작은 경험 하나가 평생의 독서 습관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삼성도서관은 삼성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초등 저학년 15명을 대상으로 5월부터 9월까지 총 15회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도서관 견학, 그림책 독서 아트, 작가와의 만남이 중심이 된다. 감곡도서관도 높은뜻마중학교 지역아동센터와 손잡고 초등학생 11명을 대상으로 4월부터 8월까지 총 15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서관 견학, 그림책 놀이, 작가와의 만남이 포함돼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한 명 한 명의 반응을 살피며 관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런 사업이 지역의 문화 풍경까지 조금씩 바꾼다는 점이다. 음성군은 올해 군민이 함께 읽는 대표 도서를 고르는 ‘2026년 음성의 책’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일반 부문별로 책을 선정해 작가와의 만남, 독서 릴레이, 공모전 등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즉, 이번 ‘도서관과 함께 책 읽기’ 선정은 특정 계층 어린이를 위한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음성 전체의 독서문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책 읽는 경험을 한쪽에서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경험을 지역 공동체의 문화로 넓혀 가는 셈이다.

 

여행의 시선으로 보면 도서관은 낯선 장소이면서도 가장 지역적인 공간이다. 유명 관광지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동네 아이들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지는 지역의 온도를 보여준다. 요즘 여행이 단순한 소비보다 지역의 결을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런 작은 독서 사업 역시 도시와 마을의 품격을 말해주는 장면이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 자라고, 도서관이 그 성장을 받아주는 지역은 분명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 된다. 음성의 두 도서관이 이번 사업으로 보여주는 것도 바로 그런 일상의 힘이다.

 

사실 독서 진흥 사업의 성과는 숫자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참가 인원이 10명 안팎이라 해도, 그 안에서 처음으로 책 읽는 재미를 알게 되는 아이가 생길 수 있다. 작가와 만난 기억 하나가 오래 남을 수도 있고, 도서관 견학이 생활의 루틴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음성군립 삼성도서관과 감곡도서관의 이번 선정이 반가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창한 구호보다, 아이들에게 실제로 닿는 프로그램이 준비됐다는 점이다.


책은 늘 조용히 사람을 바꾼다. 음성의 두 도서관이 이번 봄부터 시작할 15번의 수업도 아마 그렇게 남을 것이다. 아이들이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와 책 한 권과 마주하는 일, 그 사소해 보이는 장면이 결국 한 지역의 미래를 바꿀지 모른다. 음성은 지금, 가장 느리지만 가장 단단한 방식으로 아이들의 시간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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