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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서울, 유망 관광기업 9곳에 판을 깔았다

관광·MICE 기업 엑셀러레이팅 본격 모집

서울시, 글로벌 시장 겨냥한 실전형 성장 지원에 나선다

최치선 기자
서울, 유망 관광기업 9곳에 판을 깔았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관광도 이제는 아이디어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시대다. 콘텐츠는 넘치고, 시장은 빠르게 바뀌며, 해외 경쟁은 훨씬 치열해졌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내놓은 ‘2026년 서울 관광·MICE 기업 전문역량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바로 이 현실을 겨냥한다. 서울 소재 관광·MICE 기업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큰 회사를 골라 사업 구조를 다듬고, 투자와 네트워크, 디지털 활용까지 한꺼번에 밀어주는 방식이다. 관광산업 지원이라고 하면 홍보성 사업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훨씬 실무적이다. 서울이 관광도시를 넘어 산업 생태계까지 키우겠다는 뜻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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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문역량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성과공유회(제공=서울관광재단)

이번 사업은 ‘2026년 서울 마이스 산업 육성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모집 분야는 판로개척, 상품개발, 홍보마케팅, 비즈니스모델, 디지털활용 등 5대 혁신 분야다. 올해는 지난해 7개사에서 2곳 늘어난 9개 기업을 선발한다. 선정된 기업은 11월까지 약 8개월 동안 전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에게 기업 진단, 투자 자문, 맞춤형 컨설팅을 받게 된다. 여기에 서울MICE얼라이언스 연례총회 같은 업계 주요 행사와 연계한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돼, 단순 교육이 아니라 실제 거래와 제휴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열어둔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성과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2025년 참여기업 7개사의 통합 매출은 전년 대비 153% 증가했고, 총 70건의 MOU가 체결됐다. 이 가운데 2개 기업은 총 14억원 규모의 글로벌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숫자만 보면 다소 건조해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꽤 의미 있는 결과다. 관광과 MICE 분야에서 투자 유치까지 연결되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은데,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상담 창구를 넘어 기업의 외형과 체질을 동시에 키우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 참여 기업의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홍보마케팅 분야 지원을 받은 워케이션 플랫폼 ‘더휴일’ 운영사 스트리밍하우스는 프로그램 참여 후 일본 온라인 여행사 AIRTRIP 자회사 KANXASHI로부터 전략적 투자와 파트너십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관광기업에게 해외 판로와 전략적 제휴는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노리는 것은 단순한 생존 지원이 아니라, 서울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드는 일에 가깝다. 서울을 찾는 관광객 숫자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서 자라는 관광기업의 체급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모집 마감은 4월 3일 밤 11시59분까지다. 신청은 서울컨벤션뷰로 누리집 공고를 확인한 뒤 이메일로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서울MICE얼라이언스 활동 회원사와 서울 관광·MICE 유관협회 회원사에 우선권이 주어진다. 다만 2026년 서울시 MICE 산업지원 사업과의 중복 지원은 불가능하다. 조건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선발 이후 지원의 밀도도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가 프로그램 규모를 키운 배경에는 전시, 국제회의, 인센티브 관광, 기업회의 등 MICE 전반에서 민간기업의 혁신 역량이 서울 경쟁력과 곧바로 연결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서울 관광산업은 이미 양적 성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 도시를 찾는 사람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그 수요를 어떤 기업이 어떻게 흡수하고 새로운 서비스로 바꾸느냐가 중요해졌다. 그래서 이번 엑셀러레이팅은 기업 지원 프로그램이면서 동시에 서울 관광정책의 방향을 드러내는 신호처럼 읽힌다. 판로개척과 상품개발, 디지털 전환과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한 묶음으로 본다는 점에서, 서울시는 관광을 더 이상 이벤트나 홍보 차원에만 두지 않고 하나의 고도화된 산업으로 다루고 있다. 하동준 서울시 관광정책과장과 원종 서울관광재단 국제관광·MICE본부장도 이번 사업이 기업의 전문성과 혁신 역량을 키워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모집의 핵심은 하나다. 서울은 이제 관광기업에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느냐”보다 “세계 시장에서 커질 준비가 돼 있느냐”를 묻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9개 기업에 주어질 8개월은 짧아 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서울 안에서 머물던 사업이 해외로 뻗어 나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관광도시 서울의 다음 경쟁력은 명소가 아니라, 그 명소를 산업으로 바꾸는 기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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