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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사찰음식으로 여는 치유 미식의 시작

선재스님 강연에 150명 몰려…‘먹는 마음’ 되묻다

자연의 흐름 담은 사찰음식…치유 관광으로 확장

6월 순천미식주간 본격 개최…미식도시 도약 신호탄

김보라 기자
순천, 사찰음식으로 여는 치유 미식의 시작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 봄기운이 번지는 순천에서 ‘음식의 본질’을 다시 묻는 시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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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선재스님 초청 사찰음식 강연’에 참석한 시민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순천시)

 

전남 순천시가 ‘2026 순천미식주간’을 앞두고 사찰음식으로 미식 도시의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17일 순천시혁신농업인센터에서 열린 사전행사 ‘선재스님 초청 사찰음식 강연’에는 외식업 종사자와 시민 등 150여 명이 모였다. 강연장은 포근한 봄 공기 속에서 음식이 건네는 위로와 쉼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자리로 채워졌다.

 

강연에 나선 사찰음식 명장 1호 선재스님은 ‘자연에서 식탁으로, 사찰음식의 지혜’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스님은 식재료가 지닌 생명력을 존중하고 자연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 사찰음식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참석자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음식은 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일입니다.” 스님의 한마디는 강연장의 공기를 바꿨다. 제철 재료가 품은 생명력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해질 때 음식은 비로소 몸 안에서 약이 된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았다.

 

사찰음식은 불교의 수행 문화에서 비롯됐지만, 최근에는 ‘슬로푸드’와 ‘웰니스’ 흐름과 맞닿으며 주목받고 있다. 자극적인 맛을 덜어내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방식은 현대인의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시가 이를 지역 미식 관광과 연결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장에 참석한 시민들은 음식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가자는 “먹는 행위가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니라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라는 점을 새롭게 느꼈다”며 “자연의 맛이 주는 편안함이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순천은 이미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등 생태 자원을 기반으로 ‘치유 도시’ 이미지를 쌓아왔다. 여기에 음식이라는 일상적 경험을 더해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사찰음식은 자연과 인간을 잇는 매개로, 순천이 지향하는 치유 산업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시는 이번 강연을 시작으로 치유 음식 문화 확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 개발과 외식업 연계 프로그램, 체험형 콘텐츠 등을 통해 순천만의 미식 정체성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6월 열리는 ‘2026 순천미식주간’은 그 본격적인 무대가 될 전망이다. 지역 농산물과 전통 식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미식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방문객이 직접 체험하고 머무르는 구조로 운영될 예정이다.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이야기가 있는 음식, 기억에 남는 식탁을 제안하겠다는 것이다.


빠르게 소비되는 음식의 시대, 순천은 한 끼의 의미를 천천히 되짚는다. 자연을 닮은 음식 한 그릇이 여행의 이유가 되는 순간, 이 도시는 미식 이상의 경험으로 다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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