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유로마스트는 높이 185m. 도시 어디에서든 보이는 이 거대한 탑은 마스강 바람과 항구의 시간을 가장 먼저 받아내는 곳이다. 1960년 플로리아드 박람회를 위해 세워졌고, 지금은 회전식 전망 시설 ‘유로스쿱’을 타고 천천히 하늘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최근에는 유리 바닥과 조명 연출까지 더해져, 로테르담의 밤을 하나의 공연처럼 보여준다.
전망대에 오르면 도시가 한 장의 지도처럼 펼쳐진다. 항만의 크레인, 물길을 가르는 배, 바람 따라 흔들리는 강빛까지 한눈에 밀려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오래 남는 것은 풍경이 아니라 그 위를 지나던 바람의 감촉이었다.
낯선 도시에서 높은 곳에 오르는 이유는 결국 하나다. 더 멀리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다. 유로마스트는 말없이 그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여행은 대개, 그런 순간부터 조금씩 깊어진다.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하늘 끝에 선 네덜란드의 비밀](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2fb42d6e-bf70-408d-bcf4-b03a52e02e9b/00-legacy-cover-1368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