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사천 여행의 인상을 바꾸는 건 대개 바다다. 그런데 그 바다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사천바다케이블카다. 해상과 산악 구간을 함께 잇는 이 케이블카가 এবার ‘연간 이용권’까지 내놓았다. 사천시가 관광객 재방문과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해 사천바다케이블카 연간 이용권을 판매한다고 3월 16일 밝히면서, 한 번 보고 끝나는 명소가 아니라 여러 번 다시 찾는 여행지로의 변화를 본격화했다.
이번 연간 이용권 가격은 대인 7만5000원, 소인 6만5000원이다. 발급일로부터 1년 동안 하루 1회 탑승할 수 있고, 일반 캐빈과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을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이용권 소지자와 함께 방문하는 동반인 최대 3명에게 1인당 5000원 할인 혜택도 붙는다. 신청은 사천바다케이블카 대방정류장 매표소에서 현장 접수로 진행되며, 신청서 작성과 결제 뒤 실물 회원카드를 즉시 발급하는 방식이다.
이 가격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기존 왕복 요금과 비교하면 더 분명해진다. 현재 사천바다케이블카의 일반 캐빈 왕복 요금은 대인 1만8000원, 소인 1만5000원이고, 크리스탈 캐빈은 대인 2만3000원, 소인 2만원이다. 연간권으로 크리스탈 캐빈까지 자유롭게 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세 번만 다시 찾아도 체감 혜택이 꽤 커진다. 한 번 타고 끝내는 여행보다 계절을 바꿔가며 다시 찾는 여행을 겨냥한 설계라고 볼 수 있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애초부터 재방문을 부르기 좋은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시설 안내에 따르면 이 케이블카는 2018년 4월 개통한 국내 최초의 ‘바다·섬·산’ 연결 케이블카다. 대방정류장에서 출발해 초양정류장과 각산정류장을 거쳐 다시 돌아오는 순환형 노선으로, 총 길이는 2.43km에 이른다. 이 가운데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 구간이 816m, 산을 오르는 산악 구간이 1614m다. 대방정류장에서 초양정류장, 각산정류장을 거쳐 다시 대방정류장으로 돌아오는 데는 약 25~30분이 걸린다.
이 케이블카가 특별한 이유는 풍경의 층위가 계속 바뀐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삼천포대교공원 앞에서 바다를 건너고, 초양도 쪽으로 들어서면 섬의 표정이 가까워지며, 각산으로 오를수록 한려해상과 실안 앞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케이블카를 통해 각산 정상에서 삼천포대교와 실안낙조를 조망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초양정류장에서는 도보 2~3분 거리의 아라마루 아쿠아리움과도 연결돼, 케이블카와 해양 체험을 묶은 동선이 가능하다.
그래서 사천시가 이번 연간권을 내놓은 것은 단순한 할인 이벤트가 아니라, 여행 방식을 바꾸는 제안에 가깝다. 사천은 여름 바다나 당일치기 드라이브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케이블카를 축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봄에는 각산과 해상 풍경, 여름에는 바다, 가을에는 맑은 시야, 겨울에는 노을과 맑은 공기가 각각 다른 매력을 만든다. 시는 체계적인 회원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연간권 고객을 위한 맞춤형 이벤트와 서비스 개선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여행지를 ‘한 번 찾는 관광지’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다시 찾는 장소’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사천의 관광 지형 전체로 봐도 이 선택은 자연스럽다. 사천바다케이블카와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은 이미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함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케이블카 자체의 상징성이 커진 데다, 초양도와 각산, 삼천포대교공원, 실안낙조까지 묶이는 동선이 점점 더 탄탄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연간 이용권이 더해지면, 외지 관광객도 “사천은 한 번 타보고 끝낼 곳”이 아니라 “계절마다 다시 가볼 만한 곳”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여행의 만족은 종종 다시 가고 싶은 마음에서 결정된다. 그런 점에서 사천바다케이블카 연간 이용권은 꽤 영리하다. 바다와 섬, 산이 한 번에 이어지는 노선의 강점을 가격 구조로 다시 강조했고, 동반 할인까지 붙여 가족과 친구 단위의 재방문 동기까지 만들었다. 요즘 지역 관광이 단순 방문객 수보다 체류 시간과 반복 방문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연간권은 사천이 내놓은 비교적 선명한 해답처럼 보인다.
좋은 케이블카는 위로 올려 보내는 기계가 아니라, 도시의 풍경을 다시 보게 만드는 장치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이미 그런 역할을 해왔고, 이번 연간 이용권은 그 풍경을 한 번 더 보러 오라고 손짓하는 방식이다. 바다가 좋은 날, 노을이 진한 날, 누군가와 다시 오고 싶은 날에 부담 없이 탈 수 있다는 점은 생각보다 크다. 사천은 지금, 한 번 본 풍경을 여러 번 기억하게 만드는 도시가 되려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