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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스카이

비행기 좌석을 줄였다…뜻밖의 항공사 실험

에어프레미아, 이코노미 좌석 간격 31인치서 33인치로 확대

장거리 승객 겨냥한 ‘넓은 기내’ 전략 본격화

최치선 기자
비행기 좌석을 줄였다…뜻밖의 항공사 실험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항공사는 보통 좌석을 더 넣어 수익을 높이려 한다. 그런데 반대로 좌석 수를 줄여 기내 공간을 넓힌 항공사가 나왔다. 대한민국 유일 하이브리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보유 기재 가운데 HL8701 항공기의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 간격을 기존 31인치에서 33인치로 넓히고, 총 좌석 수를 344석에서 326석으로 18석 줄였다. 3월 중순 작업을 마친 이 항공기는 3월 16일부터 운항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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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야항공(제공=에어프레미아)

 

이번 조정은 항공업계의 일반적인 흐름과는 결이 다르다. 대개는 같은 기재 안에 더 많은 좌석을 배치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려 하지만, 에어프레미아는 오히려 승객이 실제로 체감하는 공간을 넓히는 쪽을 택했다. 장거리 노선을 많이 운영하는 항공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행 시간 내내 몸이 닿는 좌석 간격을 개선하는 일이 서비스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본 셈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에도 338석으로 운영하던 항공기 2대의 좌석을 320석으로 조정하면서 같은 방식의 개편을 진행한 바 있다.

 

숫자로 보면 변화는 꽤 분명하다. 현재 에어프레미아는 309석 3대, 320석 2대, 326석 2대, 344석 2대 등 총 9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344석 기재를 제외한 항공기들은 이미 이코노미 좌석 간격이 33인치 이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회사는 연내 모든 항공기의 이코노미 좌석 간격을 33인치 이상으로 맞추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기존 344석 항공기의 순차 조정이다.

 

이 변화가 특히 의미 있는 이유는 에어프레미아의 노선 구조 때문이다. 현재 에어프레미아는 인천을 기점으로 로스앤젤레스, 뉴욕 뉴어크,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같은 미주 노선과 방콕, 다낭, 홍콩, 도쿄 나리타 등 아시아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단거리보다 중장거리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같은 2인치라도 승객이 느끼는 차이는 작지 않다. 몇 시간만 앉아 있어도 답답함이 커지는 구간에서는 좌석 간격이 곧 피로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원래부터 ‘넓은 좌석’을 브랜드 정체성 가운데 하나로 내세워 왔다. 회사 좌석 안내에 따르면 기재 유형별로 이코노미와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구성이 다르지만, 309석형과 320석형, 326석형 기재는 모두 33인치 이상 좌석 간격을 제공한다. 특히 프리미엄석은 더 넓은 간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다시 말해 이번 조정은 일회성 서비스 개선이 아니라, 항공사 전체 브랜드 방향과 맞물린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개편은 좌석만의 문제가 아니다. 에어프레미아는 좌석 간격 조정과 함께 기내 카펫도 교체했다. 새 카펫은 디지털 프린트 기술로 제작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기내 인테리어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도록 설계됐고, 기존 제품보다 가벼워 항공기 경량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중량이 줄면 연료 소모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승객 편의와 운영 효율을 동시에 노린 셈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변화는 꽤 현실적이다. 항공권을 살 때는 가격과 출도착 시간이 먼저 보이지만, 막상 여행의 인상은 기내에서 얼마나 편했는지가 크게 좌우한다. 특히 장거리 자유여행이 늘어나는 흐름에서, 좌석 간격과 개인 공간은 더 이상 사소한 요소가 아니다. 에어프레미아가 ‘좌석 수 감축’이라는 손해처럼 보이는 선택을 한 것도, 결국 가격 경쟁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넓은 좌석이 곧 다시 타고 싶은 이유가 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항공업계에서 좌석 간격은 브랜드를 구분하는 가장 민감한 지점 가운데 하나다. 같은 기종이라도 항공사마다 배치가 달라지고, 승객 만족도 역시 여기서 갈린다.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라는 위치를 내세우며, 저비용항공사보다 넓고 풀서비스항공사보다는 합리적인 중간지대를 공략해 왔다. 이번 조정은 그 노선을 더 분명하게 만든다. 좌석을 더 파는 대신, 조금 덜 태우고 더 편하게 가겠다는 쪽에 가깝다.


좋은 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해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공항에서 탑승하고, 좁은 좌석에 몸을 기대고, 몇 시간을 견디는 순간부터 이미 여행의 질은 갈린다. 에어프레미아의 이번 선택은 단순한 좌석 재배치가 아니라, 장거리 여행의 불편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대한 답처럼 보인다. 더 많이 태우는 대신 더 편하게 가게 하겠다는 이 실험이, 앞으로 항공 서비스 경쟁의 방향까지 조금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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